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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동걸의 직설화법

  • 2018.11.08(목) 16:51

산은 회장 기자간담회…현대상선에 쓴소리
"한국GM 이사 배임행위 손배訴·형사고발도"
"먹튀 논란, 사회적으로 굉장한 폐해 낳는다"

 

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무서워서 들어오기 싫다"는 농담을 던지며 기자실을 방문했다. 이날은 기자실에서 간담회가 예정된 날이었다. 그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국GM 연구법인 분리 문제로 집중 질타를 받았다. 지난 4월 한국GM의 법인분리 사실을 미국 GM으로부터 통보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이 회장은 한국GM 해결책으로 강경책과 회유책 두 가지를 모두 제시했다.

우선 한국 노사 측에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회장은 "노조는 법인분리로 인해 십년 뒤 한국GM이 철수한다는 가정 하에 지금부터 파업하겠다는 것인데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이라며 "노조는 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한국GM 주주총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막았는데 업무방해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이 추천한 사외이사 7명은 법인분리가 회사에 이로운지 해로운지 판단해야 되는데 자료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찬성했다"며 "이사에게 배임행위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고, 이 사실을 회사 측에도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화 여지도 남겼다. 그는 "한국GM 노사와 산업은행 삼자간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자.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시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국감에서 산업은행이 한국GM에 투자하기로 한 7억5000만달러중 아직 집행하지 않는 3억7500만달러를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안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지금 계약을 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민의 다수가 원하면 계약을 깰 수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허무맹랑하고 의미없는 논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GM의 먹튀 논란도 "사회적으로 굉장한 폐해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이 8000억원 손해볼 때 GM은 4조~7조원의 손해를 보는데 먹튀라고 할수 있느냐"며 "먹튀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돈을 줬는데 단물만 먹고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산은과 GM은 양자간 카운트 파트너로서 협상을 진행했고 원하는 것을 가져갔다"고 반박했다.

지난 4월 협상 막바지에 GM이 법인 분리 문제를 꺼냈을 때 협상을 다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법인분리는 중요한 경영상의 문제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천개의 조건을 계약서에 다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에 대해 말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모럴헤저드를 질타했다. 그는 "현대상선은 혁신 비즈니스 마인드가 실종됐다"며 "타이트한 업무협약을 맺어 실적 나쁘면 일반 직원도 해고하고 안이한 임직원은 즉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은 1시간의 간담회가 끝난 뒤 "역시 여긴 적진"이라는 농담을 남기고 기자실을 떠났다. 뼈있는 농담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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