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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금융 베트남 도전기]DB손보가 전하는 M&A 성공스토리

  • 2018.11.29(목) 13:06

[금융, 밖에서 답을 찾다]⑥
2015년 손보시장 5위 PTI 인수해 3위로 키워
낮은 인지도·띵깜 벽, 인맥 쌓고 니즈 공략해 만루홈런

어느 때보다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포화된 시장, 금리와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정체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비즈니스워치는 금융회사들의 해외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지를 점검하기 위해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 현지 취재를 다녀왔다. [편집자]

[베트남 하노이=강현창 기자] DB손해보험은 베트남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그룹이나 거대 기업 계열사란 배경없이 베트남에 진출한 뒤 보여준 성과 때문이다.

핵심은 M&A(인수합병)에 있었고 나아가 M&A 이후 해당 손해보험사를 키워내는 약량을 발휘했다. DB손해보험은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5위권인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를 인수하며 현지에 진출했다. PTI는 DB손보가 인수한 이후 실적이 좋아지면서 현재 베트남 손보시장 시장점유율 3위다.

이같은 성과를 함께 한 김강욱 DB손보 베트남 법인장을 만나 PTI 인수 스토리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늦은 진출·더딘 확장…"M&A에 승부 걸었다"

"삼성과 현대, KB(당시 LG) 등 메이저 손해보험 3사가 이미 베트남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많이 늦은 편이었죠."

DB손보가 베트남에 진출한 것은 2011년 1월이다. 당시 호찌민에 대표사무소를 만들면서 DB손보의 베트남 진출기가 시작됐다.

▲ 김강욱 DB손해보험 베트남 법인장 [사진=강현창 기자]

당시는 이미 한국 대형 손보사가 베트남시장에 진출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LG전자 등 제조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한 뒤 이를 발판으로 금융 계열사들도 베트남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DB손보는 이런 배경이 없었다. 같은 전략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DB손보는 현지에 법인이나 지점을 만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지 손해보험사를 M&A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좋은 매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회사 경영에 대한 공시와 홈페이지 등이 잘돼있는 한국과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노이 재무부가 관련 정보를 쥐고 있지만 이를 얻어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김 법인장은 "베트남에 약 30개의 손보사가 있는데 대주주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알기 어려웠다"며 "약속을 하고 찾아가도 바람맞기 일쑤인데다가 DB손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열쇠는 하노이 재무부 보험국장이 갖고 있었다. DB손보는 하노이 보험국장의 공략에 집중했다.

김 법인장은 "베트남에는 일이 없으면 밥이라도 먹으라는 말이 있다"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보험국장은 1년만에야 표정을 바꾸었다. DB손보는 하노이 보험국장을 한국 DB손해보험 본사에 초청했다. 그 뒤로도 반년 뒤에야 한국을 다녀간 보험국장은 그제서야 현지 보험사를 하나씩 소개해줬다.

PTI는 그때 DB손보가 눈여겨본 회사다. PTI는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우체국(VNPT)이 대주주인 회사였다. 정통부 산하 여러 기관과 업무와 인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험사였다. 기왕이면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DB손보의 판단에 적합했다.

◇ 산 넘어 산…"꾸준히 쌓은 인맥·상대방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 성공요인"

당시 현지 지점수 47개를 보유한 PTI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DB손보가 타깃으로 잡았지만 인수작업에 나설 수는 없었다. 대주주가 PTI를 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3년을 기다린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베트남 정부가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적극 나서면서 PTI도 M&A시장에 나왔다.

산넘어 산. 강력한 경쟁자가 나섰다. 앞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대형 보험사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DB손보에 비해 인지도도 높은데다 PTI 경영진 한국 초청 등 한발 빨랐다. DB손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PTI CEO에게 "한국에 가면 우리 회사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까스로 점심식사를 한번 하는 일정을 잡았다.


DB손보는 PTI가 온라인보험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PTI 경영진의 한국 방문 중 아침 일찍 픽업해 DB손보 데이터센터로 안내했다. "온라인보험의 관건은 데이터관리"라며 DB손보가 갖고 있는 온라인 역량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베트남에 돌아온 뒤에도 계속해서 PTI 경영진들을 설득했고 결국 2015년 1월 PTI 지분 37.3%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사무소 하나로 버티던 DB손보로선 만루홈런이었다.

김 법인장은 "인수 이후 PTI 사장에게 물어보니 데이터센터를 견학한 뒤 DB손보와 함께하기로 결심했다고 얘기했다"며 "인수전 이전부터 꾸준히 쌓아온 인맥과 상대방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 "현지 회사 인수 두려워 말아야, PTI 2위로 키울 것"

베트남에는 외국계 기업이 현지 금융사 지분을 49%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돼있다. 이 규제 때문에 현지 금융사 인수를 꺼리는 곳이 많다.

이에 대해 김강욱 법인장은 "금융회사는 물론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에서도 사업을 할때 한국회사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사업을 주도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베트남은 '띵깜'(정감)을 중요하는 문화가 있고 자신들의 방식을 지키려는 고집이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현지 회사 인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본사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TI를 인수할때까지 4년여동안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했지만 본사가 믿고 기다려준 덕에 큰 일을 도모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DB손보에 PTI는 효자다. DB손보는 PTI지분 인수에 568억원을 썼다. 지난해 DB손보가 반영한 PTI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은 74억원이다. 2016년에는 58억원이다. DB손보의 중국법인이 이 기간 DB손보에 안겨준 이익 3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김 법인장은 "내년이면 외국계 지분제한 49%가 풀릴 예정"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분을 늘려 사업규모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헬스케어 상품과 자동차보험 등 현지에 맞는 상품 준비가 잘되고 있다"며 "2025년까지 PTI 점유율을 2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업데이트] 국내 보험사 베트남 진출 현황

베트남에는 총 9개 국내 보험사가 진출해 영업을 하고 있다. 현지법인 4개, 지점이 1개, 사무소는 5개다.

지난해말 기준 베트남 진출 국내 보험사의 자산규모는 총 5억400만달러(약 5640억원) 규모로 증가 추세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총 940만달러(약 105억원)에서 지난해 90만달러(약 1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순익 감소는 책임준비금 규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금융감독원 설명이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7년만인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베트남의 준비금 산출규제가 강화됐다. 그 결과 2016년 1억6300만달러규모의 책임준비금 규모가 지난해에는 5억800달러로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한화생명의 베트남법인은 139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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