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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처럼"…금융 CEO가 꼽은 경쟁상대

  • 2019.01.02(수) 16:56

KB·NH금융 신년사에 등장한 스타벅스
"스벅 앱, 현금 1조 충전..지방은행 뛰어넘어"
스프록실·MS 등 혁신기업 사례도 소개

 

'더 이상 금융의 경쟁상대는 금융이 아니다.'

금융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를 통해 금융 밖에서 혁신을 배우자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에 디지털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자칫 디지털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불안감을 읽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코닥과 노키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했다"며 "핀테크기업이나 인터넷은행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우리를 따라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코닥과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스타벅스처럼 혁신하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스타벅스를 배우자고 주문했다.

윤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결제 앱은 구글이나 애플페이가 아닌 스타벅스 앱"이라며 "전체 결제의 40%가 앱을 통해 이뤄지며 선불카드와 앱에 충전된 현금은 일부 지방은행의 규모를 뛰어 넘을 정도다"며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고객의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편의성을 향상시킨 스타벅스처럼 그룹 핵심 인프라와 프로세스에 대한 혁신과 고도화를 추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허인 국민은행장도 신년사에서 "스타벅스의 미국내 모바일 결제앱 사용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선불카드에 충전된 현금 보유량이 1조원을 넘었다"며 "금융 소비 방식의 급속한 변화속에서 이제는 디지털 실력, 기민함과 효율성이 은행의 생존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스타벅스 CEO인 하워드 슐츠의 경영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하워드 슐츠가 '고객은 2순위, 직원이 1순위'라고 강조했다"며 "전문성 높은 직원과 직원만족이 있어야 고객가치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 중심으로 인력을 육성하고 관행적 구습도 없애 심플하고 스피디한 조직문화를 구현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도 스타벅스 디지털 전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작년 11월 '미래의 금융, 새로운 금융감독'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미셸 웨이츠(Michele Waits) 스타벅스 마케팅 부사장을 이례적으로 연사로 초대했다. 웨이츠 부사장은 "빠르고 매끄럽게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디지털 결제에서 중요한 것은 민첩성과 편리성, 고객 데이터 보호"라고 강조했다.

◇ "스프록실, 큰 자본·새 기술없이 성공한 비결"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국 바이오 기업인 스프록실(Sproxil)를 소개했다. 스프록실는 약에 부착된 은박지를 긁어 일련번호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면 진위 여부를 알려주는 회사로, 특별한 기술없이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스프록실는 세계 위조약 시장이 연간 2000억달러에 달하고 위조약 폐해 때문에 연간 최대 100만명까지 사망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 휴대폰으로 약품의 진위를 구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며 "큰 자본이나 새로운 기술 없이도 사회 니즈를 잘 간파하면 사회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 마이크로소프트(MS)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작년 5월 퍼스널 컴퓨터의 시대를 상징했던 MS의 시가총액이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구글을 넘어섰다"며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시대, 위기를 맞은 MS의 시선은 당장 눈앞에 펼쳐있는 디지털 디바이스가 아닌 클라우드 시장으로 향했다"며 "넓은 시야와 과감한 결정은 MS를 클라우드 선도기업으로 만들었고, 잊혀졌던 영광을 되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 "네이버·인터파크 인터넷은행 진출..금융시장 지각변동"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신규로 허가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9년 상반기 예정된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거대한 IT기반 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은 금융시장에서 더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기존처럼 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버리고 남들과 다른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금융위원회는 내년 5월 '최소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신규로 인가할 예정이다. 인터파크와 네이버가 아직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송 행장의 신년사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은행장은 해외 혁신 기업 사례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절박한 각오로 디지털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사용자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 환경을 개선하고, 영업점에 전자문서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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