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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인수했는데 신한생명에 구조조정 논란?

  • 2019.01.03(목) 10:00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대표 신한생명 CEO 내정
'구조조정 전문가' 기용에 노조 반발 "절차에도 문제"
조용병 회장 "구조조정 없다", 지주 "통합 위한 인사"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사진)가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신한생명이 술렁이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구조조정 전문가' 타이틀을 단 정문국 대표의 이력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조용병 회장 "구조조정 없을 것"-노조 "납득 안돼"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정문국 대표를 내정했다. 이에 대해 조직 전면쇄신을 주창한 조용병 회장의 전례없는 외부수혈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신한생명 노조는 정 대표 내정에 반발해 지주에 항의방문을 예고했다. 이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생명 노조를 찾아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신한 문화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조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병찬 사장의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았고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인가가 나지 않은 피인수 회사 CEO를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2일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정문국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 내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유정식 신한생명 노조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 인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인수 CEO를 내정하는 것은 전례도 없거니와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는 인사"라며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로 보험전문가 수장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문화도 완전히 다른 구조조정 전문가를 급하게 내정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 특수성을 감안해 내부발탁하겠다던 약속도 어기고 오랫동안 고객과 직원이 함께 나아가는 문화를 만들어 왔는데 이번 인사는 이걸 깨는 것"이라며 "지주의 내정 철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또 "신한이 공채를 통해 아래부터 조직을 쌓아가는 공채문화라면 오렌지라이프는 실력 좋은 경력자들을 수혈해 조직을 채우는 경력문화로 조직전체의 문화차이가 엄청나다"며 "수장을 교체하는데 조용병 회장이 말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 신한 문화를 지키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정문국 대표가 보험업무를 익히며 내부에서 차근차근 업력을 쌓은 보험전문가가 아닌데 (정 사장을 대체할) 내부 인재가 없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신한지주 "구조조정 아닌 화학적 결합 준비"

신한금융지주는 정문국 대표이사 내정이 구조조정 보다는 화학적 결합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뜻이 있다기 보다 오렌지라이프의 실적 향상과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정 사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며 "인수 후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고 능력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신한생명 노조의 이해를 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급하면서도 신한생명이 100% 지주 자회사인 만큼 이번 결정이 철회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신한지주의 설명처럼 정 대표 내정이 양사의 조기통합을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렌지라이프의 매각과 증시 상장 과정을 모두 거치며 조직을 이끌어온 정문국 대표가 오렌지라이프의 장단점을 모두 알고 있는 만큼 신한생명을 이끌게 되면 PMI(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무리없이 조기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전 인사 왜? 의견 분분

논란의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은 신한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하기 이전에 CEO 인사를 한 배경이다.

 

금융당국과 편입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소통이 있었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승인 이전에 인사를 단행한 것이 오렌지라이프 내부 우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이 1월 중하순~2월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품, 영업 등 핵심 인력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간접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정문국 대표를 급히 내정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까지 2년여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생명에 추가적인 자본확충 이슈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정 대표의 주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신한생명의 지난 9월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는 201.37%로 200%를 겨우 넘어선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438.0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 후 합병 과정을 거치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없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문제는 통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신한생명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하면 자산규모가 업계 5위, 신계약 규모는 3~4위권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 4위로 신계약 규모가 비슷한 농협생명과 비교했을 때 통합 임직원 수는 1000여명 가량 더 많아진다. 신한생명 내부에서는 조용병 회장이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과 함께 기한도 명확히 해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문국 대표이사 내정은 구조조정용"이라는 신한생명 노조의 주장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적임자"라는 신한지주의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시선은 조용병 회장과 정문국 대표이사에 쏠리고 있다. 정문국 대표이사 선임 여부는 오는 3월 예정된 신한생명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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