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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법령해석위 유권해석 5개월째 '묵묵부답'

  • 2019.02.13(수) 19:45

보험업계 "기초사항만 질의했는데...사업추진 올스톱"
정부 "논의내용 일반화해 매뉴얼화" 해명
업계, 유권해석 수위 낮을까 우려

보험업계가 헬스케어서비스 확대를 위해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민관합동 법령해석위원회(이하 법령해석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인 상태다.

보험업계는 기본적인 사안들로 유권해석을 받아놓고 해석의 수위를 감안해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을 추가로 유권해석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유권해석 회신이 늦어지며 사실상 사업추진이 올스톱 상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9월 생·손보협회를 통해 헬스케어 관련 유권해석이 필요한 사례 등 의견을 취합해 법령해석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법령해석위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저촉되는 행위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주기 위해 마련된 조직이다. 헬스케어서비스가 의료법상 의료행위와 비(非)의료행위의 경계가 불분명해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령해석위는 보험업계가 해석을 의뢰한 지 5개월여동안 단 한건의 유권해석도 내놓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능한 기본적인 선에서 해석이 긍정적으로 나올만한 것들과 현재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질의했다"며 "답변이 나오면 수위를 가늠해 지속적으로 유권해석을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해석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 정부 "법령해석위 논의 내용 일반화해 매뉴얼화로 늦어져"

이처럼 유권해석이 늦어지는 이유로 두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법령해석위의 논의 자체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유권해석을 질의한 곳에 일일이 결과를 회신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관련 내용을 알 수 있게 가이드라인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의료법 저촉 여부를 따질때 애매모호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일부가 의료법 저촉이 안된다고 해도 의료계에서 저촉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 논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논의가 완벽히 마무리 된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유권해석 결과를 해당 기관에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내용들을 일반화해 가이드라인 형태로 만들어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작업을 진행하느라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그동안 법령해석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토대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매뉴얼(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법령해석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은 계획에 없었지만 헬스케어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차원에서 이같은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매뉴얼은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지만 특정사례에 해당하는 유권해석들을 일반화해 보다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사가 '특정 앱(app)에서 식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증진을 위해 칼로리·영양소 분석정보를 안내하는 행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면 비슷한 사안들을 모아 건강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조언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몇가지 행위들로 묶어 의료법상 저촉 여부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일반화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난해부터 유권해석을 기다렸던 보험업계로서는 더딘 진행에 힘이 빠져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것만이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주면 여기에 더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기본적인 것들도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어 추가 추진이 어렵다"며 "관련 스타트업 등에서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찾아와도 중간에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될지 알 수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등 해외에서는 헬스케어 관련 보험상품이 큰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시작도 못한 단계"라며 "새로운 수익창출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구체화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상품개발에 부담을 느껴 대부분 단순 지원서비스 중심으로만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매뉴얼, 유권해석 인정 수위 낮을까 우려"

보험업계에서는 매뉴얼에 담길 내용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일지에 대해서도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논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안건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질의사항도 상세하게 쪼개서 점검하는 걸로 알려졌다"며 "건강체의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 가능하고 유의군은 어떤 때 안된다는 식으로 세분화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기대할만한 수준의 결과가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헬스케어서비스를 전문업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업체들의 경우 아예 기대를 접은 상태"라는 말도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헬스케어 관련 법안을 마련하려고 했을 때도 의료계 반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며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의료계 반발이 크다보니 법령해석위 진행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법령해석위를 진행하는 목적도 '헬스케어서비스를 넓힌다'기 보다 관련 규제가 없어 이를 명확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헬스케어서비스를 넓혀주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 없이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령해석위의 운영절차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령해석위 조직 후 구체적인 운영절차에 대한 안내가 없어 유권해석을 신청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령해석위가 5월에 만들어진 후 첫 회의가 8월이 돼서야 열렸는데 그때까지 어떻게 질의를 신청하고 회신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운영절차가 얘기되지 않아 다들 우왕자왕했다"며 "운영절차를 알려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매뉴얼 발표와 함께 법령해석위 운영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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