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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 팔렸다…핵심 키워드는 '숫자 5'

  • 2019.05.24(금) 17:50

롯데, 지분 53.49% 매각..매각 후 협력위해 지분 5% 남겨
롯데 상호 5년 무상사용·5년 고용보장
노조 "롯데계열사 퇴직연금·일반보험 5년 유지" 요구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에 적을 둔지 11년만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품에 안긴다.

24일 롯데손보 대주주인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손보 매각 안건을 승인, JKL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매매계약과 관련해 여러가지 면에서 숫자 '5'가 핵심 키워드로 작용해 주목받고 있다.

롯데 측은 매각후 협력을 약속하며 지분 5%를 보유하기로 했다. 또 롯데손보는 매각 후 5년간 무상으로 '롯데' 상호를 쓸 수 있고 JKL파트너스는 5년간 임직원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여기에 롯데손보 노조는 회사의 핵심 수익원인 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과 일반보험을 5년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롯데손보 3734억에 매각…협력 담보로 호텔롯데 지분 5% 남겨

당초 ▲호텔롯데(23.68%) ▲부산롯데호텔(21.69%) ▲롯데역사(7.1%) ▲신동빈 등 개인(1.42%) ▲일본 아이오이손보(4.7%) 등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8.49%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호텔롯데 지분 5%는 남기기로 했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가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일반보험과 퇴직연금 물건을 담보하기 위해 그룹이 지분 일부를 보유해야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총 매각지분은 53.49%(7182만8783주)로 거래가격은 종전에 알려졌던 4270억원보다 낮아진 3734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인수 후에도 '롯데'라는 브랜드명은 당분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JKL파트너스는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롯데 상호를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롯데손보 임직원에 대한 고용안정도 5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롯데손보 노조는 대주주변경승인이 끝나는 대로 업무협약서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추가 고용안정 관련 협약 내용을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향후 경영안정성 차원에서 롯데그룹뿐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롯데손보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중수 롯데손보 노조위원장은 "지난 22일 하루 동안 '신동빈 회장이 (롯데손보)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노조원 391명 가운데 83%가 서명했다"며 "신 회장이 롯데손보 매각을 알릴 당시 딸을 보내는 심정으로 보낸다고 한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일반보험, 퇴직연금 물건의 경우에도 계약서상 5년간 유지할 것이 명시돼야 한다"며 "만약 고용안정, 롯데손보 물건의 담보, 신 회장의 지분 보유 등의 사안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SPA 체결이 된 이후에도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자본확충 부담·롯데그룹 의존한 수익구조 여전히 과제

롯데손보 매각 후 관심은 롯데손보 자본확충이 될 전망이다.

기존 롯데그룹 지원 가능성이 사라져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자본확충과 유상증자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손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가 선정되자 '롯데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사라진다'며 장기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렸고 매각절차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신용등급을 1노치(noch) 낮출 계획이다.

지난 1분기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63.1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2018년말 155.42%를 기록한데 비해 7.74%포인트 상승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 퇴직연금 자산에 대한 리스크량을 RBC에 반영토록 하면서 올해 6월과 내년 6월 각각 RBC비율이 25%포인트씩 총 5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2분기말 당국 권고치 수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JKL파트너스는 인수 후 RBC를 높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JKL파트너스는 단기적으로 RBC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리고 최종 240%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에 따른 금리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인수주체가 사모펀드인 만큼 롯데 계열사일 때보다 유상증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발행 뿐 아니라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에 대한 금리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롯데손보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총 3600억원, 이자율은 평균 5.0% 내외 수준이다.

그동안 롯데그룹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바꿔야 하는 것도 과제다. 롯데그룹이 협업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밝혔지만 현재 롯데손보의 양대 수익창출 기반이 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과 일반보험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인 종합 손보사와 달리 롯데손보는 퇴직연금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라며 "손해율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타사대비 이익 방어도는 우월할 수 있지만 퇴직연금 자산에 대한 리스크를 RBC에 반영하면서 자본비율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뜩이나 하위사로서 일반계정에서 수익 창출력이 미미한 여건을 고려할 경우 M&A에서 통상적으로 요구하는 수준(5년) 이상의 퇴직연금 계약 유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각 이후에도 롯데손해보험의 경쟁력 강화와 임직원의 고용안정,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JKL파트너스와 협력해 나갈 계획으로 이는 퇴직연금 및 일반보험을 유지해 나갈 것이란 얘기"라며 "계약에도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나 보험 유지 등 계약이행 기간의 세부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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