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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토확장 하나‧우리은행…신한 아성 깰까

  • 2019.11.08(금) 17:06

신한,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 도전 중
KEB하나, 연내 현지 은행 지분인수로 확장 전략
우리, 법인 설립 후 다낭 등 지점확대 가속도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베트남 지역 영토확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신한은행이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은행이 신한은행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한베트남은행, 외국계 1위 넘본다 

현재 국내 은행 중 베트남에서 가장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세웠고 본점과 본점 영업부를 포함해 총 3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많은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순익을 신한은행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베트남은행이 낸 순익은 934억원 수준이다. 이는 신한은행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익 중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해외법인과 지점 중 가장 많은 기여도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내 입지도 탄탄하다.

현재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익을 내고 있는 곳은 국제적인 금융회사 HSBC은행이다.

지난해 HSBC은행 베트남 법인은 2조4685억7백만 베트남 동(현재 환율 기준 8800만달러, 1018억원 수준)의 순익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베트남은행은 이에 근접한 965억원 가량의 순익을 올렸다. 증가세도 꾸준하다. 언제든지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베트남 내 영업 네트워크가 넓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1월 현지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을 설립한 이후 현재 총 1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까지 약 100억원(880만 달러) 가량의 순익을 올렸다.

이외 국내 은행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지 못해 지점만 진출해 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은 각각 2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의 1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은행의 경우 소수의 지점만 진출해 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순익은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라는 것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만 진출한 경우 순익기여도와 해당국가 영업력이 법인 진출 은행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진다"며 "지점별 순익규모를 공개할 수 없으나 그 수준은 법인설립 은행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 신한 '아성'에 KEB하나-우리 도전 

신한은행이 베트남 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도전장'을 냈다.

KEB하나은행은 현지 법인 설립이 아닌 영업망을 갖춘 현지 은행의 지분을 인수,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내 입지를 넓혀난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안에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BIDV(Bank of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의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미 베트남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지분인수에 대한 허가도 받았다.

현재 BIDV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타주주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BIDV 지분 인수가 마무리 된다면 KEB하나은행은 BIDV의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이번 투자가 '전략투자'인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순히 주식매입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BIDV의 지분인수를 통해 KEB하나은행의 베트남 내 영업망 확대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BIDV는 베트남 전역에 1000개 가량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등 국내은행이 단독 진출로는 절대 보유할 수 없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현재 BIDV는 기업금융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꾸려져 있는데 당행은 지분 인수 이후 리테일 강화에 힘을 보태 수익원을 다변화 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BIDV는 지난해 38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냈다. 올해 역시 40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꾸준한 순익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게 KEB하나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이 지분 15%를 인수하기 때문에 BIDV의 전체 순익중 15%는 KEB하나은행의 몫이 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이 BIDV인수를 통해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순익은 300억~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KEB하나은행의 순익중 해외 법인 및 지점 기여도는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약 2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BIDV의 지분 인수만으로도 해외순익을 최대 25%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지난 7일 베트남우리은행 다낭지점 개점식에서 최영주 (주)팬코 회장,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 겸 우리은행장, 호끼밍(HO KY MINH) 다낭시 부시장, 보밍(VO MINH) 베트남 중앙은행 지점장(왼쪽부터)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25일 베트남 다낭에 베트남우리은행 다낭지점을 개점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베트남우리은행 다낭지점 개점이 올해 외국계 은행 중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초로 지점 추가 인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은행이 베트남 금융당국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관계를 쌓고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란게 우리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은행과 베트남 당국과의 관계는 우리은행이 베트남에 법인을 세웠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의 법인 설립은 1국가 1개 은행으로 제한해 왔는데, 우리은행은 1997년 하노이 지점 개점 이후 이례적으로 2017년 법인설립까지 성공했다. 1개 국가에서 2개 은행의 법인이 세워진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다낭 지점 개점은 지점영업을 하면서 베트남 금융당국과 신뢰관계를 쌓아온 결과물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우리베트남은행은 법인 설립 이후 꾸준하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순익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올해안에 3개 지점을 추가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지점 추가 지역은 비엔화·사이공·빈푹지점 등 베트남 내 주요 거점으로 꼽히는 곳이다.

나아가 매년 5개 내외의 지점을 확대해 오는 2021년까지 20개 이상의 베트남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7일 베트남우리은행 다낭지점 개점식에 참석해 "베트남우리은행이 베트남 진출 외국계 은행 중 1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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