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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줄 세우지 않겠다" 약속 지킨 신한은행장

  • 2019.11.11(월) 16:41

신한은행, 내년부터 '목표 달성률 평가' KPI 도입
부작용 많았던 상대평가 폐지하고 평가항목 줄여
진옥동 행장 '너무 경쟁적 KPI 바꿔야' 소신 실현

신한은행이 내년부터 새 핵심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인 '같이 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상대평가 방식을 폐지하고 '목표 달성률 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국 단위 실적을 매일 줄 세우는 은행업계에서 파격적인 시도다.

신한은행의 KPI는 최근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대책을 내놓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보다도 한발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PB(Private Banking) 평가를 폐지했고 하나은행은 PB KPI에 고객수익률 배점을 대폭 높인 대책을 내놨다. PB KPI 개선책에 집중된 두 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전면적인 KPI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은행의 상대평가 방식은 직원간에 경쟁을 붙여 최대 성과를 낸다는 장점이 있다. 그간 은행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최상위 성과자는 자연스럽게 승진 대상자에 올랐다. 하지만 밀어내기 영업,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따라다녔다.

신한은행의 '같이 성장 평가제도' 핵심은 '목표 달성률 평가'다. 다른 직원간의 비교 평가가 아닌 본인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인사평가시스템을 바꾼다는 얘기다. 목표 달성률이 높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 구조다.

성과평가 항목도 단순화한다. 현재 은행들의 KPI 제도는 평가항목이 지나치게 많고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례로 한 은행의 KPI를 보면 비이자수익 측정 항목에 자산관리수수료, 외환손익, 적립식자산,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신용카드 등 항목이 세분화돼 있다. 영업점 직원 입장에선 팔아야할 상품이 너무 많은 셈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영업전략 결정권을 현장에 맡기기로 했다. 영업점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짜라는 얘기다.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전년도 대비 몇% 증가' 목표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영업점 상황에 맞게 목표를 세우고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얘기다.

현재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도 KPI 개선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의 선제적인 KPI 개선책이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 = 이명근 기자]

이번에 신한은행이 KPI 전면 개선에 나선 것은 진옥동 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진 행장은 올해 3월 취임 간담회에서 "재무적으로 1000억원 이익을 더 냈다고 해서 과연 리딩뱅크인가"라고 자문한 뒤 "거기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 계좌수가 1400만, 신한은행이 1000만인데 숫자로 경쟁하고 줄 세우지 않겠다"며 "뜬구름 잡는 얘기일수 있지만 진정한 리딩뱅크를 추구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취임 이후 '뜬구름 잡는 얘기'를 현실화하고 있다.

취임 직후 '고객 퍼스트 성과평가체계 도입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지난 7월 자산관리(WM) 부문의 인력평가에서 고객 수익률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에서 30%로 높였다. DLF사태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고객 중심 KPI 도입에 나선 셈이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행장은 부사장 재직당시부터 'KPI가 너무 경쟁적이다. 잘못됐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며 "진 행장은 '과거 고객만족의 신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는데 소신이 경영전반에 실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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