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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노믹스 비상]한국 경제 코로나19 뚫고 더 높이 날자

  • 2020.05.13(수) 09:38

[비즈니스워치 창간7주년 기획 시리즈]
시련을 딛고 성장해 온 한국 경제 '또 한번의 기회'
"경제-정치 생산적 관계 재정립…새 국회 역할 막중"

전 세계가 격변의 한복판에 서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없는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래 최대 위기로 내몰고 있다. 누구도 경험한 적 없기 때문에 바닥이 어디인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다.

한국 경제도 급전직하 상황이다. 지난 4월 수출이 급감하면서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항공,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 산업이 급격히 위축되고, 여파는 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업자 양산에 따른 실업 충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 극복을 통해 성장해왔다. 세계대전 이후 해방을 맞은 나라 가운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다. 이렇듯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은 한국 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련을 슬기롭게 이겨나가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는 게 관건이다.

◆ 코로나가 바꿔놓은 세상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놨다. 경제는 무한 성장이 가능하고 사회는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 우리는 한없이 무력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에게 최악의 시련을 안겼고,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야기했다.

새로 등장한 '90% 경제'라는 용어가 단적으로 이를 상징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경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며, 봉쇄·이동 제한이 해제된 이후 경제 상황을 '90% 경제'로 표현했다. 주된 원인은 상존하는 불확실성. 팬데믹의 고비를 넘더라도 2차 확산 우려감이 크게 남아있고 제2·제3의 코로나도 언제 어디서 돌발할지 종잡을 수 없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는 경쟁의 우열을 결정하는 요소들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곧장 달리는 길이라면 속도가 최우선이다. 저비용이 최고 경쟁력이고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승패를 가른다. '코로나 이후'에는 창의력과 탄력적인 대응이 훨씬 중요해진다. 자동차 경주나 쇼트트랙처럼 능숙한 코너링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바이러스를 잘 이겨내는 국가가 선진국으로 부상하고 세계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 경제도 갈림길에 서 있다. 코로나 극복의 역량을 모아 한 단계 도약할 수도 있지만, 우왕좌왕하다 보면 기회를 놓치고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다행히 위기를 거치며 변화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고민해왔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적기다.

◆ K노믹스를 꽃피울 새싹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최고 수준의 진단기술과 시스템, 시민들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성숙한 의식, 방역당국의 투명하고 체계적인 대응 등을 통해 대한민국은 코로나 방역의 모범국가가 됐다. 세계 굴지의 연구소, 언론, 컨설팅회사 등에서 한국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진단키트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세계 도처에서 몰려들고 있다.

그동안 의료 선진국 시장은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높은 장벽이었다. 국산 진단키트는 이 장벽을 단숨에 허물어 버렸다. 기존 휴대폰, 고급 가전제품, 반도체 등에서는 제품성을 인정받았지만 바이오·의료 산업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독보적인 방역시스템을 통한 한발 앞선 사회시스템 정상화,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대단하다. 지난주에는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리그가 개막했다. 코로나 이후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다. '월드시리즈'라는 이름만큼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 미국 야구팬들, 세계 최고 명문구단들을 보유한 유럽리그의 축구팬들이 TV생중계를 통해 한국의 야구와 축구를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 중계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광고도 전 세계로 전파를 타고 있다.

코로나의 역설이지만 대한민국엔 절호의 기회다.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새로운 콘텐츠들이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신속한 진단 능력 및 감염자 추적·격리·치료 시스템이 'K방역'으로 인기몰이 중이고, 프로 스포츠가 또 하나의 한류를 이끌 'K스포츠'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산업의 질적 고도화가 진행된다면 한국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K노믹스 시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 변화를 적극 활용해야할 순간

'코로나 경제'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의 변화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은 경쟁적으로 봉쇄 정책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부품 조달은 막혔고 수출선도 단절됐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고,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도 외국인 전면 금지조치로 신제품 출시에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코로나 발병 책임 공방까지 더해지며 더 격렬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까지는 공급망을 얼마나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는 이 공급망이 얼마나 빠른 회복력을 갖고 있느냐가 핵심 요소가 됐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시스템인 한국으로선 공급망 재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난해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조치 횡포에 맞설 때도 안정성, 신뢰성, 유연성을 갖춘 공급망의 절박함을 경험한 바 있다. 값싼 임금을 찾아 개발도상국으로 흩어졌던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옮기는 현상(리쇼어링 reshoring)과도 맥이 닿아있다.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 연구개발·디자인 부문의 인재 역량을 키워내는 것이 급선무다.

코로나를 계기로 우리는 리쇼어링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가능성도 입증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선정할 때 인건비·환율 등 전통적 요소보다 그 지역의 혁신역량을 더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기업이 도전하는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한국에서 실행했을 때 진입 장벽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믿음을 준다면 해외 자본들도 한국에 대한 투자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전방위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덕택에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이겨내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2차 대유행을 예고한다. 우리 방역체계에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각오도 새기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준 것은 시작일 뿐이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기존의 틀을 벗고 새판짜기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삶의 터전인 경제 현장과 규제와 제도를 다루는 정치 영역이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면서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로 제시했다. 국회도 이제 막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민들은 지난달 총선을 통해 정치 지형을 확 바꿔놨다. 국민들을 위한, 국민들이 원하는 새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올해로 창간 7주년을 맞는 비즈니스워치는, 경제 새판짜기 작업이 절체절명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K노믹스 비상] 기획 시리즈를 진행한다. 생산이나 유통, 금융 및 서비스 등 경제 각 분야에서 정비하고 바꿔나가야 할 항목들을 구체적이고 꼼꼼히 짚을 예정이다. 나아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법적 뒷받침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도 적극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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