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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행원 '챗봇', 어디가 더 똑똑할까

  • 2020.09.04(금) 09:49

출시 3년차 은행권 챗봇 비교
KB·우리·신한·하나 순으로 정확

국내 은행업계에서 챗봇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이 '위비봇'을 내놓으면서다. 3년여의 시간이 지나 현재 4대 은행 모두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입행 3년차를 맞은 챗봇이 얼마나 정확하게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지 점검해봤다.

점검한 질문은 고객의 가장 궁금해하는 항목인 '대출 최저금리', 은행업계가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수신 상품 최고 금리 추천 등 실제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수신 관련 항목을 뽑았다.

챗봇의 이해력을 측정하기 위해 띄어쓰기나 용어 등을 정확히 지키지는 않았다. 질문은 ▲신용대출 최저금리 알려줘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 ▲적금금리 알려줘 등 세가지를 던졌다.

◇ 신한 '오로라', 아직 배우는 중? 

신한은행의 챗봇인 '오로라'는 '신용대출 최저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 "대출한도와 금리는 대출 신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다양한 대출상품을 안내했다.

실제 차주의 신용등급, 대출의 종류 등에 따라 최저금리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대답이다.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해제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는 대답을 내놨다.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에 대한 설명이 아닌 고객이 이미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했다고 이해해 한도를 해제해주겠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은 셈이다.

'적금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최근많이 가입한 적금, 금리 높은 적금, 신상품 안내 등으로 이동한 뒤 선택한 메뉴에 따른 상품 안내와 최고‧최저 금리를 안내했다.

신한은행의 오로라는 머신러닝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연어도 이해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학습이 충분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KB똑똑이, 정말 똑똑했다 

KB국민은행의 챗봇인 'KB똑똑이'는 해당 질문들에 가장 정확한 대답을 내놨다.

'신용대출 최저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상품마다 한도와 금리가 다르므로 필요한 용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비교해보라"는 답을 내놨다.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에 대해 설명한 이후 어떤 용도에 따라 받을 수 있는지를 안내했다. 마이너스대출을 고객이 마이너스통장이 필요하다고 이해한 후 내놓은 대답으로 보인다.

'적금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은 적립방법에 따른 적금상품과 금리를 안내했다.

그간 KB국민은행의 챗봇 서비스는 키워드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는 '룰 기반 형 챗봇' 이었다. 즉 사용자가 챗봇에 문장을 써 넣을 경우 문장 안에서 미리 입력된 키워드를 분석해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답을 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머신러닝 기술을 추가하면서 챗봇이 스스로 학습하게 했다. 룰 기반으로 쌓아둔 데이터와 머신러닝으로 자가학습한 영향에 가장 정확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 업그레이드 무색했던 하나 'HAI' 

하나은행은 3일 챗봇서비스인 '하이뱅킹'의 상담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하이(HAI)'를 출시했다.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은행업무 관련 상담지식을 확대하며 답변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설명이었지만 첫날은 삐걱됐다.

'신용대출 최저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 하이의 최초 답변은 "신용대출 대출기간"이었다. 이후 메뉴에 신용대출 추천이라는 대답도 있었지만 신한 '오로라’와 KB’똑똑이'에 비해 정확한 답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신용대출 금리라는 추가질문에는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절차"를 안내하는 등 엉뚱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인기있는 신용대출을 추천했다.

마이너스 통장 또한 신용대출의 일종이긴 하지만 '대출'과 '추천'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고객이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 통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적금 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다른 은행 챗봇과 마찬가지로 적금상품과 금리를 표기하며 상대적으로 정확한 대답을 내놨다.

◇ 숨어있는 '위비봇', 이제는 스스로 학습할 때 

우리은행의 '위비봇'은 고객과 가장 멀리 있었다.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얘기다.

다른은행의 챗봇은 뱅킹앱 오른쪽 하단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위비봇은 '전체메뉴→고객지원/부가서비스→고객상담→위비봇상담'까지 찾아가야 한다. 혹은 우리은행이 내놓은 메신저앱인 위비톡을 설치한 이후 사용이 가능하다.

질문에는 몇가지 추가 질문을 통해 정확한 답을 유추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아직 우리은행의 챗봇에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위비톡은 '룰 기반 형 챗봇'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합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나리오를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최저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엔 4대보험 가입이나 소득증빙이 가능여부, 재직기간, 연소득 등을 추가로 물은 뒤 대출가능여부·금리·한도를 산출할 수 있다는 답을 내놨다. 답은 정확하지만 도달하는 시간은 긴 편이다.

'마이너스대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마이너스'라는 키워드를 짚어네 고객이 마이너스 통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유추한 이후 소득증빙 가능여부를 물었다. 이후 마이너스 통장 상품을 정확하게 안내했다.

적금금리 알려줘 라는 질문에는 현재 금리가 높은 베스트 적금상품을 안내한다는 문구와 함께 상품등을 나열했다.

다른 챗봇에 비해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점, 고객 접근성이 낮다는 점 등은 개선해야할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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