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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800조 해부]③여전히 높은 대출수요 어찌할꼬

  • 2021.09.10(금) 06:00

규제·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쑥쑥'
전방위 규제 예고…실수요자 경색 대비해야

정부 곳곳에서 가계부채 공급 문턱 상승에 대한 예고가 나오고 있지만 가계대출의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은 가계부채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고삐를 여전히 바짝 죄고 있다. 금융당국은 추석 연휴 직후 추가 대출 규제를 예고한 상황이고 한국은행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규제와 통화정책이 연이어 시행되면 가계대출 공급자체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급증세는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공급을 줄이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충분히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규제·금리인상에도 여전한 대출수요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도입하는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 도입이 본격화하고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계대출 수요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본격적인 규제 도입과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늘어난 가계대출은 7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64조3000억원 늘어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기준금리 인상 신호에도 불구하고 가계가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려왔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들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가계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출시장 문을 두드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금리상승 우려에도 가계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 올해 상반기에 나타났다"며 "(가계의)금리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이러한 가계대출의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 대출이 가장 많은 곳으로 쏠리는 주택시장은 좀처럼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빚투' 성격의 대출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행태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대출에 대한 가계의 거부감도 낮아진 상황이다.

한은 역시 "앞으로도 주택 등 자산시장 상황과 수익추구 성향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가계의 대출수요가 크게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핀셋규제' 아닌 '전방위 규제' 예고

가계의 대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보니 금융당국은 물론 통화당국 까지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말 그대로 규제책과 통화정책이 동시에 동원되며 전방위적으로 대출 문턱 높이기가 시작될 전망ㅇ;다.

당장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하기 시작하자 금융권이 반응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대폭 낮추고 대출의 우대금리도 삭제하는 등 대출 증가세 억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통상 금융권은 금리인상기가 도래했을때 더 많은 대출을 유치하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발을 맞춰준 셈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융당국은 추석 이후 추가 가계부채 대책을 예고했다. 그간 '핀셋규제' 대상이 됐던 주택담보대출을 넘어 신용대출까지도 규제의 칼날이 깊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당장은 부정했긴 했지만 그동안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이라는 판단 아래 손대지 않았던 전세자금대출 까지 규제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역시 연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속도 억제에 힘을 보태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율이 1년 간 0.4%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공고히 한 셈이다.

공급 무작정 줄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실수요자들, 특히 취약계층의 자금 경색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강력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금융기관은 자연스럽게 고신용자, 우량대출을 우선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다. 대출규제가 오히려 실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자금이 중개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규제가 심화될 수록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는 것은 실수요자다. 생활자금, 전세자금 등 당장 필요한 급전을 구하기 힘들어지게 된다"며 "금융기관 역시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이를 관리할 필요가 있어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출규제를 시행하되 실수요자들에게 자금이 적절히 공급되는 방안이 함께 고민됨과 동시에 현재 자금이 쏠리고 있는 자산시장을 하루 빨리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일단 정책서민금융 상품 외에도 실수요자들에게 맞춤형으로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동시에 구체화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가계부채 증가세는 부채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려는 행태가 자리잡은 영향이 크다고 본다"라며 "증가세를 멈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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