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값이 1년 전과 비교해 18.6% 증가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직접 구매)'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1년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신용·체크, 직불카드사용액은 122억3000만달러(한화 약 13조99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103억1000만달러)대비 18.6% 확대된 수치다. 작년 4분기중에는 34억2000만달러를 사용해 직전분기(28억8000만달러)대비 18.8% 늘었다.
거주자 카드 해외사용 실적은 △2016년 143억달러 △2017년 171억4200만달러 △2018년 192억2000만달러 △2019년 191억2300만달러 등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반토막이 났다가 지난해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 직구를 통한 씀씀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1억2000만달러였던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구매액은 2020년 34억6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44억9000만달러로 한화 5조원을 넘겼다. 2014년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것이다.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0년 중 1180.1원에서 작년 1144.4원으로 3.1% 떨어졌다.
카드 종류별 사용금액을 살펴보면 신용카드가 82억5700만달러로 전년대비 14.4% 증가해 가장 크게 늘었다.
체크카드는 38억6300만달러, 직불카드는 1억7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29.1%, 8.4% 증가했다. 사용한 카드의 장수(4644만장)는 1년 전보다 5.8% 줄어든 반면, 장당 사용카드금액(263달러)은 25.9% 늘었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실적은 36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7% 감소했다. 사용카드 수도 1377만장으로 12.4%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