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빠른 속도의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의 실물경제 회복세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높은 물가상승률,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지만, 미국 실물경제가 빠르게 회복된다면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주 지난해 4분기 GDP와 3월 고용지표를 연이어 발표한다.
일단 30일로 발표가 예정된 미국 4분기 GDP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잠정치를 확정하는 것이다. 일단 잠정치와 속보치는 각각 전분기 대비 6.9%, 7.0%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선방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미국 상무부가 발표하는 확정치 역시 앞서 발표된 잠정치와 속보치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GDP가 코로나 대유행 이전 연간 2.0%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발표되는 3월 고용동향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30일에는 민간 통계인 3월 ADP 취업자변동 지표가, 내달 1일에는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동향이 발표된다. 고용지표는 경제가 얼마나 활력이 보이는지 알아볼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로 꼽힌다.
일단 현재까지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4일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8000건 감소한 18만7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969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고용지표의 개선은 기업들이 직원을 고용할 여건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만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감내하기 힘든 경제주체들이 일자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선 가운데, 경제주체들이 일터로 나가는 숫자가 늘어나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높이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앞으로 남은 FOMC회의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당장 높은 물가상승률이 가장 큰 고민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역시 지난 FOMC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용지표와 같은 정책금리 인상의 근거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인다면 연준이 종전에 금리를 베이비스텝(0.25%포인트)으로 올리던 것과는 달리 빅스텝(0.50%포인트 이상)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부 연방준비제도 내에서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준이 오는 5월과 6월로 예정된 FOMC에서 정책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릴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이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성향이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행보도 주목된다. 일단 금통위의 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왔기 때문에 금리인상 여력은 남아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미국이 빠른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기준금리와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에 금통위가 다시 한 번 선제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다음 금통위는 내달 14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