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대한 정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예대금리차 축소를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정부의 압박 수위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의 경우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1.87%로 전달보다 0.13%포인트 올랐고, 대출금리는 0.07%포인트 상승한 3.57%로 조사됐다.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는 1.7%포인트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줄었지만 4월말 잔액 기준 금리차는 2.35%포인트로 0.03%포인트 커졌다.
은행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빠르게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다. 또 최근 대출 수요가 줄자 우대금리 등을 확대하며 고객 모시기를 위한 금리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대출 차주들은 치솟은 금리에 체감하는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은행을 타깃으로 예대금리차 축소를 강조한 이유다.
이처럼 정부가 은행들에게 예대금리차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이유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9일 6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2.6으로 전달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한 반면 소비지출전망CSI는 2포인트 오른 116을 기록해 수입보다 지출이 커질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6월 소비자동향 역시 전달에 비해 숫자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업 상황도 다르지 않다.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업황BSI는 86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졌고 다음 달 전망지수 역시 1포인트 하락한 87에 머물렀다. 특히 대기업은 전달과 같은 숫자를 보였지만 중소기업이 3포인트 떨어져 기업규모간 경영 상황도 양극화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33.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16%)과 인력난‧인건비 상승(9.2%)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30일 발표될 예정인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역시 이전보다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올 1분기 중 시장안정화를 위해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을 공개(30일)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역할 비중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