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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세금낼 땐 영국인?

  • 2022.11.25(금) 09:30

[월드컵TAX]② 해외파, 거주국가 판단의 중요성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거액을 벌어들이는 해외 축구스타들은 세금 문제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있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르헨티나 대표로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꾸는 리오넬 메시는 축구 실력만큼이나 탈세문제로 유명세를 탔다.

호날두는 2019년 스페인 법원에서 1470만유로를 탈세한 혐의로 880만유로의 벌금형과 집행유예 23개월을 선고받았고, 메시는 416만 유로의 소득 탈루혐의로 집행유예 21개월을 선고받았다. 두 선수 모두 유령회사를 차려 초상권 수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실제로 고소득을 올리는 선수일수록 탈세의 유혹도 크다. 소득이 많으니 내야할 세금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세율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국가에서 뛰는 경우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의 손흥민 선수도 세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손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수상한 직후인 지난 5월, 한국 방문즉시 국내 세무대리인부터 찾아갔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한 상담 때문이다.

손 선수는 소득금액도 크지만, 영국에서의 소득과 한국에서의 소득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

해외 체류 기간 '183일' 넘으면 '세금 외국인'

손흥민 선수와 같은 해외파 선수들은 세금을 계산할 때, 국내 또는 해외에 머무른 기간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거주자이냐 비거주자이냐에 따라 과세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거주자로 판단되면 해외의 소득과 국내 소득 모두를 한국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비거주자라면 한국에서 발생한 소득만 신고하면 된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판단은 기본적으로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렀는가에 달렸다.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다면 당연히 거주자이지만, 주소가 없더라도 183일 이상 '거소'를 두고 있다면 한국 거주자로 판단한다. 거소는 주소지 외 상당기간 거주하는 장소를 말한다. 호텔에서 묵더라도 거소일에 포함되는 것이다.

대부분 해외파 선수들은 리그 일정상 183일 이상을 해외에 체류한다. 비거주자로 인정받는 경우 국내에서 벌어들인 국내원천소득에 대해만 22%를 원천징수하면서 과세가 끝난다. 해외 소득은 현지 국가의 세법에 따라 현지에 내면 된다.

하지만, 183일 이상을 '국내'에 머무른 것으로 판단되면 해외 소득과 국내 소득을 합산해서 우리 국세청에 신고납부 해야한다. 단 해외 현지에서 납부한 세금은 이중과세방지원칙에 따라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해준다. 

국내에 가족과 부동산 있으면 복잡해져

그런데 실제로 183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도 비거주자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국세청은 단순히 선수 본인이 해외에 있는 기간만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국내에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있어서 183일 이상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거주자로 볼 수 있다. 선수의 가족, 재산, 생활 전반을 살펴보고 판단한다.

심지어 국가간 조세조약의 차이로 한국에서는 한국 거주자로, 해외 현지에서는 해당 국가의 거주자로 구분해서 양쪽에서 모두 과세되는 경우도 있다. 

방준영 세무사(세무회계여솔 대표)는 "해외에 183일 이상 나가 있더라도 한국에서의 재산관계나 가족관계에 따라 거주자로 판단될 수 있다. 한국으로 송금했거나 재산을 형성한 경우에도 거소기간 판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양쪽 국가의 국세청에서 모두 거주자로 판단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OECD조세모델을 바탕으로 양국간 체결된 조세조약에 따라 판정한다. 

OECD조세모델에서는 순차적으로 거주지국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 최우선으로 가족과 함께 사는 등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항구적 주거'인지를 따지고, 다음으로는 인적·경제적인 관계가 어느 국가에 더 밀접했는지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여부를 본다. 

거기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일상적인 거소기간을 보고, 다음이 국적지를 확인하는 순이다.

유럽파는 고세율, 중동파는 0%세율

해외파의 세금은 소속된 리그 국가의 조세제도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최고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소득세율도 리그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유럽은 대부분 높은 세율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메시나 호날두조차 탈세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었던 스페인은 소득세 최고세율이 47%에 달한다.

손흥민과 황희찬 선수가 뛰는 영국도 45%,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재성 선수의 소속팀이 있는 독일도 최고세율이 45%다.

반대로 중동은 소득세를 거의 매기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김승규 선수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소득세율이 0%이고, 정우영 선수(알사드)가 있는 카타르도 소득세율이 0%다.

중국과 일본에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많이 진출하는데, 일본은 55.95%의 매우 높은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중국도 45%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유럽과 동아시아처럼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국가에서 뛰는 선수들은 한국 거주자로 인정받아서 현지에서 납부한 세액을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받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중동처럼 소득세를 내지 않는 곳에서는 뛰는 선수들은 자칫 한국 거주자로 분류되는 경우, 내지 않아도 될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할 수도 있다.

방준영 세무사는 "해외파 선수들의 세금문제는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영역"이라며 "선수 각자가 처한 상황을 세법과 국제조세조약, 과세당국의 조사방향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하기 어렵다. 특히 거주지 판단에 대해서는 항상 전문가와 함께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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