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신한금융내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이목이 쏠린다. 진옥동 행장 후임 인사는 물론 증권·카드·보험 등의 사장 임기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세대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진 행장과 동기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회장직 신설 여부도 주목된다. 리딩뱅크 경쟁에 열쇠가 될 수 있는 신한라이프 사장에는 어떤 인물이 낙점될지도 관심이다.
하마평 무성한 신한은행장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갖고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올 연말로 CEO 임기를 마무리하는 계열사로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 등 10개사다.
우선 금융지주 핵심이자 진옥동 행장 후임 인사가 될 신임 신한은행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전필환·박성현·정상혁·이영종 신한은행 부행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필환, 이영종 부행장과 정운진 사장 등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린다. 전필환 부행장(디지털개인부문장)의 경우 진옥동 신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오사카지점장 등을 역임한 '일본통'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또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금융 분야를 이끌었다. 전 부행장은 지주 부사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GIB그룹장을 거치며 투자부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수의 행장 후보자가 거론되는 상황이라 아직 명확한 방향성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융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분 만큼 임영진 사장이 행장으로 가기보다는 젊은 인사가 내정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누가…부회장 신설도 관심
비은행 계열사 중에는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 신한라이프 사장 등에 관심이 쏠린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가져오는 신한카드의 경우 임영진 사장이 진옥동 신임 회장과 동기인 만큼 카드 사장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임 사장 후임으로는 이인균 신한지주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이 점쳐진다. 이인균 부사장은 조용병 회장의 은행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진옥동 신임 회장이 조용병 회장의 색깔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유임 관측이 제기된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인 성대규 사장은 신한생명을 이끌어오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 대표도 이어 맡았다. 신한금융내에서 4년째 보험사업을 주도했고,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도 무난히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다만 생명보험사의 경우 장기간 임기를 유지한 경우가 많지 않았고 진옥동 신임 회장이 취임할 예정인 만큼 교체 타이밍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리딩뱅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KB금융이 통합 생보사인 KB라이프생명보험을 출범시키면서 내년부터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신한라이프 신임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금융권에선 성대규 사장이 외부출신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신한은행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신한금융이 지주사 부회장직을 신설할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조용병 회장은 재임 시절 차기 회장 후보군을 육성하기 위해 부회장직 신설 의지를 내비쳤다. 부회장 유력 후보군이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이었다.
진옥동 행장이 신임 회장으로 추천되면서 부회장직 신설은 이전보다 동력이 사라졌다. 다만 임영진 사장 거취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부회장직이 신설되지 않는다면 임영진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며 "차기 회장 육성 역할의 부회장직은 무의미해진 만큼 신설 여부는 진옥동 신임 회장 의중에 달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