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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연체율 상승…내년도 먹구름 짙은 카드사

  • 2023.10.31(화) 14:33

주요 카드사 연체율 1.34%…전년비 0.53%P↑
3분기 순익 10% 감소 상반기 이어 감소세 지속
고금리·경기침체 영향에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로 카드대금이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올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주요 카드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변화/그래픽=비즈워치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5개 카드사의 3분기말 평균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이 1.3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0.81% 대비 0.5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분기말 1.27%과 견주면 0.07%포인트 올랐다.

이중 하나카드의 3분기말 기준 연체율이 1.66%로 가장 높았다. 전분기말 1.48%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1.16%→1.36%)와 KB국민카드(1.16%→1.22%)의 연체율도 각각 0.2%포인트, 0.06%포인트 올랐다.

삼성카드는 1.1%로 변동이 없었다. 신한카드의 3분기말 연체율은 1.35%로 전분기 1.43% 대비 0.07%포인트 내려갔다. 다만 연체 선행지표인 2개월 연체 전이율이 2분기말 0.38%에서 3분기말 0.40%로 소폭 올라 향후 연체율 상승 여지를 남겼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대부분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롯데·현대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의 숫자까지 모두 공개될 경우 평균 연체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연체율 수준을 2%로 본다.

고금리에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8%를 육박하고 있다. 카드사 연체율 상승은 이런 카드대출을 못 갚는 저소득증이나 저신용층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주로 은행에서 대출 한도가 꽉 찼거나 신용도가 낮은 다중채무자들이 카드빚을 내는 경우가 많아서다.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도 나빠지면서 카드대출 부실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각 카드사들은 수천억원대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한 돈)을 쌓고 있다.

일례로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1823억원 대비 46%, 전년 동기 1106억원 대비 141% 급증했다.

카드사 3Q 순익 전년비 10% '뚝'

이에 따라 각 카드사 순이익에도 먹구름이 꼈다. 주요 5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합계는 4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5140억원과 견줘 10.1%(520억원) 감소했다. 직전인 올 2분기 4946억원 대비로도 6.6%(326억원) 줄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1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411억원과 비교하면 18.6%(3241억원)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22.2%(2721억원) 급감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관련기사 : 금리·연체율에 시달리는 카드사…하반기도 '막막'(7월30일)

면면을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 3분기 152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분기 1502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다만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5877억원 대비 20.2% 감소한 46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1395억원으로 직전인 1451억원과 비교해 3.9%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4565억원 대비 5.8% 줄었다. 다른 카드사들의 3분기 누적 순익이 20~30%대 빠진 것을 고려하면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관련기사 : 고금리에 경기악화…삼성카드 3분기 '제자리 걸음'(10월26일)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24억원, 1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 23.1% 감소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한 1180억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저하될 것으로 평가했다.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산업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이자비용 상승이 여전사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봤다. 과거 낮은 금리로 발행했던 채권을 차환하는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AA-여전채 3년 금리는 2021년 1분기말 1.7%에서 올해 3분기말 5.0%까지 3배 가량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가 상환해야할 만기 채권 규모는 내년 28조원에 달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실적 악화는 경기 하강과 고금리 부담으로 누구나 예견한 부분"이라면서도 "올 4분기(10~12월)는 물론 내년에도 경영 환경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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