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박으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부담도 지속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 영향 점검을 발표한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성장지역으로 떠오른 아세안(ASEAN) 국가 수출 특징과 향후 전망도 공개된다. 이와 함께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금리 흐름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에 따르면 금리상승 손해층(단기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가 많은)은 연령은 30~40대 비중이 높고, 소득은 중상층(4~7분위), 소비는 상위층(6~10분위)에 집중됐다.
특히 금리인상 영향은 금리상승 손해층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후 가계 소비 변화를 살펴본 결과 금리상승 손해층 소비회복이 가장 부진했다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높은 수준의 금리가 민간 소비를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고, 단기 금융부채 비중이 높은 가계의 소비둔화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 소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간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물가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30~30대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에는 '우리나라의 대(對) 아세안5 수출 특징과 향후 전망'도 공개한다. 우리나라의 대외 교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지속 증가해 2022년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지만 그해 1분기부터 시작된 무역수지 악화에 대해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아세안 교역은 2022년 2분기부터 글로벌 수요 감소와 생산 네트워크 위축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한국의 대 아세안 교역·투자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세안 수출은 생산 네트워크에 활용되는 자본재(설비)와 중간재(부품과 원자재) 비중이 95%에 달하고, 소비재와 1차 상품 비중은 5% 내외에 불과해 생산 네트워크 활성화에 따라 등락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세안 국가 중 최대 교역 대상국인 베트남과의 생산 네트워크 부진이 아세안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과 신규 투자 프로젝트 진행으로 생산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아세안 수출이 재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아세안 맞춤형 수출 전략 구축을 위한 산·관·학 정책 연구와 협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화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악화됐던 무역수지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1월 무역지수와 교역조건을 공개한다.
지난해 말의 경우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 운송장비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대비 6.2% 상승했다. 연간 기준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대비 0.6% 상승하는데 그쳤고 수출금액지수는 8.3% 하락하며 좋지 않았다.
교역조건 지수를 보면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5%)이 수출가격(-2.7%)보다 더 크게 하락해 전년 동월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보다 0.2%, 소득교역조건지수는 0.8% 올랐다.
29일에는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고 있지만 올 들어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다. 온라인 대환대출 풀랫폼 출시 등으로 금리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보면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85%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금리는 5.14%로 같은 기간 0.12%포인트 떨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