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결제는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 미리 알려주셔야 합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해 QR코드로 결제하고 싶다고 하자 이같은 대답이 되돌아왔다. 사용하고자 하는 카드사의 이름을 말하자 직원은 단말기를 여러 번 살펴본 뒤 QR코드를 스캔했다.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해 5번을 스캔한 뒤에야 결제가 이뤄졌다. 매장 내 키오스크에는 스캔 기능이 없어 QR코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직원은 "카드 앱마다 결제하는 방법이 다른데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할 때마다 헤맨다"고 말했다.
이제 신용카드 앱을 통한 QR코드 결제 시 이런 불편함이 사라질 전망이다. 주요 신용카드사 8곳이 공통QR 결제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직 가맹점은 적지만 앞으로 더 많은 카드사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약국·편의점 등 제휴사도 늘릴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는 최근 공통QR 규격을 마련했다. 작년 10월 공통QR 규격을 제정한 뒤 지난 1월부터 가맹점 테스트를 진행했고, 지난달 27일 최종 서비스를 오픈했다.
신용카드사는 자사 페이앱 등을 통해 QR코드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그간 이들의 QR 규격이 상이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결제 때마다 자신의 카드 앱이 사용 가능한지를 문의해야 했고, 가맹점 역시 다양한 결제 단말기와 결제 절차 등을 마련했어야 했다.
주요 카드사들의 규격이 통합되면서 이젠 결제 앱의 종류와 상관없이 QR코드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적용되는 곳은 △하나로마트 △이케아 △매머드커피 △메가MGC커피 △이디야커피 등 5곳이다.
결제방법은 기존 QR코드 결제와 같다. 자신이 사용하는 신용카드사의 결제 앱에 접속한 뒤 결제를 선택하면 QR코드가 생성된다. 가맹점주가 POS단말기 등으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고객이 직접 키오스크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QR결제 공통규격은 작년 5월 처음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뒤 1년 만에 공식 출시됐다.
하반기에는 이번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카드사들도 공통QR 규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공통QR 가맹점 역시 주요 편의점 및 약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QR 규격이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만큼 국제 브랜드사인 유니온페이와의 제휴도 추진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여행객 등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편리하게 QR을 결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맹점은 QR결제를 단일규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운영비용 절감 및 결제처리 속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