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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비용 원칙' 뭐기에 …MG손보 정리로 본 금융당국의 고민

  • 2025.11.03(월) 16:21

수차례 매각 시도…결국엔 '계약이전'
'최소비용의 원칙' 경직성 개선돼야
현실적인 대안 검토 되레 어렵게 해

금융위원회가 지난 상반기 MG손해보험(MG손보)에 대해 계약이전 결정을 내리며 사실상 정리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부실 금융회사 정리를 넘어, 금융당국 스스로 법적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2025년도 제15차 금융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금융당국이 MG손보의 정리를 '좋은 선례'로 평가하면서도 부실 금융회사 정리에 적용되는 '최소비용의 원칙' 탓에 지나치게 경직돼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지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최소비용 원칙을 준수하려 다른 선택을 제한할 수밖에 없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에는 "5년 이상의 (MG손보 정리) 추진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 금융회사 정리 대원칙이 최소비용의 원칙인데 그 원칙을 만든 미국조차도 점점 이를 잘 못 지킨다"며 "우리 금산법이나 예보법에는 최소비용의 원칙 운영에 있어서 시스템리스크 혹은 법으로 움직일 수 없게 돼 있다"고 언급됐다.

이어 "입법 과정에서 지나친 최소비용의 원칙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 초래 등 (최소비용의 원칙) 적용에 대한 교훈이 있어 건의드린다"고 쓰여 있다.

'가장 싼' 원칙이 낳은 지연?

금융위가 MG손보 정리에 수년을 소요한 배경에는 법에 규정된 최소비용의 원칙이 있다. 최소비용의 원칙이란 부실 금융회사를 정리할 때 공적 자금 투입이 가장 적은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예보법 제38조의4를 보면 공사는 부보금융회사 및 그 부보금융회사를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자회사등으로 두는 금융지주회사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자금지원을 하는 경우에는 예금보험기금의 손실이 최소화되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MG손보 매각 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이 가장 적은 방안을 찾기 위해 타 금융사로의 인수합병(M&A)을 수차례 추진했다. 그러나 MG손보의 부실 규모가 워낙 커 인수 희망자를 찾기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MG손보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했고 정리 시기도 지연됐다.

'유연한 원칙 적용' 전환 과제

결국 금융위가 선택한 것은 '계약이전' 방식이었다. 사실 재정적으로 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청산을 택해야 했는데, MG손보를 즉시 청산했다면 예보는 보험계약자들에게 예금자보호법상 한도(당시 5000만원) 내에서 해약환급금을 지급하면 돼 단기 비용은 적지만, 120만명에 달하는 계약자 피해와 금융 불신을 감수해야 했다. 

반면 계약이전은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통해 계약자의 계약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며 우량 보험사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 공적 자금 투입이 있겠지만, 계약자 피해가 대규모로 양산되고 금융에 대한 불신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막는 결정이었다. ▷관련기사: MG손보→예별손보로…금융위, 가교보험사 인수자도 물색(7월9일).[보푸라기]MG손보 영업종료 …'2년 시한부' 예별손보 어떻게 될까(9월6일).

금융위는 계약을 이전받는 보험사들이 재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예보기금을 활용해 지원금과 가교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대기로 했다. 

위원들이 최소비용의 원칙을 언급한 취지는 법에 묶이다 보니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MG손보 사례는 금융당국이 최소비용이라는 법적 원칙에 얽매일 경우 오히려 장기적 비용과 행정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당시 논의에서 위원들이 최소비용의 원칙을 언급한 것은 예보법 등에서 이 원칙을 준수해야하다 보니 선택지가 너무 좁아진다는 취지에서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시장 전체에서 더 나은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너무 경직돼 있으니 이를 좀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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