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및 가전 중견그룹 대유위니아 안주인의 계열 지분이 4년여 만에 두 딸을 향했다. 비록 경영에 발을 들이고 있지 않지만 지배구조 최상단에 1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을 정도로 존재감을 갖는 이다. 특히 차녀가 짧은 기간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과 맞물려 지분 승계 또한 속도를 낼지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유진 고문의 지분 양도, 남다른 의미
1일 대유플러스에 따르면 대유위니아 오너 박영우(67) 회장의 부인인 한유진(61)대유몽베르CC 고문은 지난달 28일 블록딜을 통해 대유플러스 지분 0.29%(34만8000주)를 매각했다. 인수인은 두 딸 박은희(33)씨와 박은진 대유에이텍(31) 사업관리 담당 상무다. 정확히 절반씩 매입했다. 당시 시세(종가 856억원)로 도합 3억원어치다.
비록 1%에도 못미치지만 한 고문의 지분이라는 점에서 이번 딜을 남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계열 지배구조만 놓고 보면 사주인 박 회장 못지않은 무게감을 갖고 있는 한 고문의 계열 지분이 4년여 만에 2세들에게 넘겨져서다. 게다가 차녀가 빠른 속도로 경영승계 과정을 밟아나가는 점에 비춰보면, 후계자의 지배기반 조성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한 고문은 잘 알려진 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다. 모친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 고 박재옥씨다. 반면 대유위니아 경영에는 일절 발을 들인 적이 없다. 경기 포천의 골프장 대유몽베르CC(36홀)의 고문 명함을 갖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계열 지배구조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가 한 고문이다.
동강·대유 양대 지주회사 1, 2대주주
대유위니아의 지배구조는 수많은 상호·순환출자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거미줄을 걷어내면 동강홀딩스→대유홀딩스→이하 계열사로 이어지는 직할체제가 기본 골격이다. 자동차 부품·소재 분야의 대유에이텍·대유플러스, 가전 부문 위니아·위니아전자 등 핵심 계열사들이 양대 지주 아래 포진하고 있다.
최상단에 오너 일가가 위치한다. 박 회장 및 직계가족 4명이 최상위지주사 동강홀딩스 지분 43.17%를 소유 중이다. 한데, 단일주주로는 1대주주가 한 고문이다. 18.65%나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중간지주사 대유홀딩스에서도 존재가 각인된다. 동강홀딩스(41.63%)에 이어 2대주주로서 14.45%를 갖고 있다. 박 회장(13.53%)을 앞지른다.
대유플러스의 경우에도 한때 5.86%를 보유했다. 대유플러스를 통해 한 고문 또한 2세 지배기반에 공을 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딜이 있기 전인 2018년 8월에도 2세에게 지분을 양도한 바 있는데, 당시 1.0%(105만주)를 박 상무에게만 매각했던 것.
언니를 압도하는 후계자 박은진 상무
결과적으로 자타공인 대유위니아 후계자인 박 상무로서는 경영 보폭에 맞춰 지배기반 또한 차근차근 다져나가는 모습이다. 현 계열 지분을 볼 때, 대부분 언니를 두 배 넘게 압도하게 있다는 게 단적인 예다.
중간지주사 대유홀딩스가 대표적이다. 박 상무와 박은희씨 지분이 각각 7.78% vs 3.69%다. 대유플러스 5.69% vs 2.30%, 대유에이텍 1.38% vs 0.38%, 위니아홀딩스 3.95% vs 2.16%다. 위니아의 경우는 박 상무만이 0.21%를 가지고 있다.
박 회장과 한 고문이 가업 후계자인 박 상무 중심으로 승계 기반을 닦아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최상위지주 동강홀딩스의 경우 한 고문(18.65%) 외에 일가별 지분은 공개되지 않은 터라 2세들의 경우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 상무는 미국 코넬대 출신으로 뉴욕대 대학원에서 미디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학업을 마친 뒤에는 매일경제 기자로 활동했다. 이어 28살 때인 2018년 6월 계열사 중 처음으로 위니아홀딩스 이사진에 합류한 뒤 지금은 대유에이텍과 딤채홀딩스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반면 박은희씨는 경영에는 선을 긋고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