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甲乙) 논란 피해라'..몸 낮추는 기업들

  • 2013.05.09(목) 14:25

남양유업 결국 대국민사과..기업들 논란소지 사전차단 주력

이른바 '갑(甲)의 횡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포스코 임원 라면 사건을 시작으로 제과업체 회장, 남양유업 욕설 등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자칫 비슷한 이슈에 휘말릴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갑을논란'이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SNS를 통해 사건이 확산될 경우 사실상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대국민 사과 "재발방지"

 

최근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남양유업은 결국 9일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김웅 남양유업 사장은 "환골탈태의 자세로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겠다"며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웅 사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임원들이 9일 대국민사과에 나선 모습.
남양유업은 대리점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500억원 규모의 대리점 상생기금과 대리점 자녀 장학금 지원제도를 신설할 계획이다. 대리점 고충 처리기구를 도입한다.

 

하지만 이같은 대국민 사과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남양유업의 사과후 대리점주측에서는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라면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포스코에너지는 임직원들의 회식과 술자리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직원들을 상대로 조직문화와 회사의 이미지 쇄신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빠른 시일내에 시행할 계획이다.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 간부 48명은 최근 서울 본사에서 윤리실천 선언식을 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오는 22일 정준양 회장 주재 임원 워크숍에서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서약을 할 예정이다.


◇'논란 소지 사전에 차단' 대비나선 기업들

 

이른바 '갑'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기업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일부터 모든 계약서에서 '갑'과 '을'이라는 명칭을 없애고, 백화점과 협력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성장을 위한 동반자로서 동등한 파트너임을 감안, 갑과 을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또 130여명 상품본부 바이어가 매주 협력사를 방문해 고충을 해결하는 '맨투맨프로그램'과 협력사 담당자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런치 미팅' 등 소통 강화를 위한 활동도 확대키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고위임원이 직접 협력업체 상담에 나설 계획이고, 롯데백화점도 입점업체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고충상담실을 '힐링센터'로 변경해 모든 점포로 확대한다.

 

서울우유는 이미 2006년 밀어내기 종식을 명문화했고, 매일유업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매출 목표 설정단계부터 대리점주의 의견을 반영중이다.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지난 2011년4월 준법 경영을 선언하고 금품수수 금지, 공정경쟁, 법규 준수를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임직원 교육과 자체 감시도 강화한 상태다.

 

LG도 올해초 윤리규범을 변경,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협력업체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이유다.

 

대기업 한 임원은 "가뜩이나 대기업을 보는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자칫 갑을논란에 휘말릴까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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