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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램버스, 마침내 끝난 13년 악연

  • 2013.06.12(수) 10:27

SK하이닉스와 미국 램버스가 13년간 끌어온 특허 소송을 마무리했다. 한때 첨예하게 대립하던 두 회사는 결국 포괄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하이닉스는 앞으로 5년간 연 4800만달러(500억원)만 지불하면 램버스의 D램 관련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특허에 반독점까지..지루했던 13년

 

SK하이닉스와 램버스의 소송은 지난 2000년9월부터 시작됐다.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가 램버스 보유 특허 11건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램버스가 부당하게 독점점 지위를 악용해 업계에 피해를 입혔다며 제소내용을 추가했다.

 

램버스도 즉각 대응에 나섰고, 2001년 11월 약식판결에서 법원은 SK하이닉스의 손을 들어줬다. SK하이닉스가 램버스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판결은 이후 무효화된다. 램버스가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판결이 번복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2005년 10월 열린 1차 공판에서 SK하이닉스는 램버스의 증거서류 파기를 이유로 소송 무효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듬해 1월 하이닉스의 주장은 기각되고 소송 진행이 결정된다. 그해 4월에는 하이닉스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판정이 나오게 된다.

 

이후 특허소송은 램버스에게 유리하게 전개된다. 2007년 9월에는 약식판결 요청이 기각되고, 2008년에는 램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온다. 2009년 3월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SK하이닉스에게 약 4억달러의 손해배상과 로열티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항소로 다시 소송은 이어진다. 2011년 5월 고등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린다. 이 시점부터 소송을 둘러싼 분위기는 전환점을 맞는다. 2012년 9월에는 법원이 램버스의 문서파기 행위를 인정하게 된다.

 

SK하이닉스와 램버스는 특허소송과 별도로 반독점 소송도 진행해 왔다. 2004년 5월 램버스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인피니온, 지멘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램버스는 2005년 6월에는 삼성을 대상으로도 소송에 나선다.

 

2005년 인피니온과 지멘스는 램버스와 화해계약을 체결하고, 삼성 역시 2010년 화해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2011년 11월 배심원 평결에서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승소하고, 2012년 2월 법원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승소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후 램버스가 항소하며 당초 올 하반기 판결이 나올 예정이었다.

 

◇ SK하이닉스, 재무부담 없이 불확실성 해소

 

SK하이닉스는 램버스와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경영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다.

 

앞으로 5년간 분기당 1200만달러, 연간 4800만달러를 지급하면 그동안 수차례 발목을 잡아왔던 램버스 특허에서 자유롭게 된다. 총액으로는 2억4000만 달러 가량이다. 5년이후에는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양사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측면이 강하다. SK하이닉스는 오랜 소송에 따른 경영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싶어했고, 램버스 역시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소송전보다는 실리를 취하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에서도 자국내 기업에게도 소송을 제기하는 램버스의 행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고, 지난해 법원이 램버스의 문서 파기 행위를 인정하는 등 소송을 둘러싼 분위기가 우호적이지만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4억 달러 손해배상 판결이후 이미 이와 관련한 충당금을 쌓아놓은 상태다. 앞으로 램버스에게 지급될 로열티는 이미 쌓아둔 충당금에서 지급하는 만큼 추가적인 재무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램버스 내부에서도 특허소송보다는 새로운 사업이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계약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170억원을 기록하며 SK그룹 편입이후 분기기준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동향 등을 볼때 하반기에도 실적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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