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정규직]③기대보다 우려..해결과제 '첩첩산중'

  • 2013.06.19(수) 16:12

정부가 내놓은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개념을 놓고 기대보다는 우려섞인 반응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제도적인 보완뿐 아니라 사용자와 노동자, 정부간 대타협과 같은 형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사용자측은 당장 늘어나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노동자측은 고용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사 어느 한편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양측간 큰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 절박한 정부..시큰둥한 민간

 

하지만 정부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뾰족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실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도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절박한 심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여성의 경력단절과 청년의 고학력화, 베이비부머의 이른 퇴직 등이 사회 문제로 자리잡으면서 지금의 구조로는 일자리에 대한 해답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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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작 일자리 확대의 당사자들인 기업과 노동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통해 "일자리 질이 나빠질까 우려된다"며 "정부의 로드맵은 '의지의 과잉과 전망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시간제 일자리처럼 악용소지가 큰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일자리의 질을 떠나 고용율 70%라는 수치만 달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각 기업들의 자율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개별기업이 각자의 실정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이 충분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확대에 나선 정부의 의지와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 비정규직 차별해소 등 선결 필요

 

왜곡된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재 구조에서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정착되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이 철폐되지 않을 경우 결국 이름만 바뀐 비정규직과 다를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고, 매년 약화되고 있는데 이를 단시간에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공적연금 가입비율은 정규직과 시간제가 각각 84%와 21%, 고용보험 가입률도 71%와 15%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줄이는 것은 곧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정부의 방향은 바람직한 만큼 사회적 합의를 거쳐 차근차근 실행할 필요가 있다"며 "비정규직 차별해소 방안을 마련해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한 초석을 만들고, 기업의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자리 확대를 위한 선행조건인 '성장'에 대한 로드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파이를 나누자는 목소리만 있고, 파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없다는 지적이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고, 효율적인 경제정책 운용과 규제개혁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면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는 최근 "경제도 상식"이라며 "정부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창조경제에만 매달리지 말고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이고 상식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성장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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