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성공 키워드는 '패러독스'

  • 2013.06.21(금) 18:40

①거대하지만 빠른 조직 ②다각화불구 경쟁력 ③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

"삼성의 성공요인은 패러독스 경영이다." 지난 20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패러독스(Paradox). 우리말로는 역설(逆說)이라는 단어로 해석된다. 사전적으로는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야기하지 않지만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이라는 의미다.

 

삼성의 패러독스 경영에 대해 송재용 교수는 3가지를 제시했다. 1.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 2. 다각화되어 있지만 특정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 3. 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 등이다.

 

이 3가지의 특징을 갖춘 삼성만의 독특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Big yet Speedy)

 

"전략적 포커스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2009년 9월 독일) "주인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다르다. 전문경영인이 하지 못하는 결정을 (회장이) 한다"(2010년9월 독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맡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당시 사장)의 발언이다.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바로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다.

 

과거 삼성은 이른바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오너경영, 의사결정을 단시간내 실행에 옮기는 시스템, 그리고 계열사 CEO 등 인재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전자의 성공 뒤에는 반도체사업이 있었다. 삼성은 반도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다른 사업들을 키워냈다. 당시에는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너의 결정으로 사업을 강행했고, 결국 성공했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삼성은 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고, 각 계열사도 독립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과거처럼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내부에서부터 한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이건희 회장이 복귀하면서 삼성의 삼각편대는 다시 부활했다. 그리고 실적에서 나타나듯 삼성은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송재용 교수는 "가족소유구조에 기반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도전적인 목표 설정, 짧은 의사결정 과정, IT 기반의 혁신 등을 통해 삼성은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이 됐다"고 설명했다.

 



◇ 다각화 불구 세계적인 경쟁력 보유

 

삼성의 계열사들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 한때 삼성전자가 키운 LCD와 삼성SDI가 육성하던 PDP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대세는 LCD로 넘어갔고, 삼성은 LCD 시장과 이를 기반으로 한 TV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이같은 경쟁을 통해 낮은 성과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구조조정했다.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오너중심 지배구조는 필요한 시점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진행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모두 떼어내 삼성디스플레이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재용 교수는 수직계열화와 핵심부품 공유 등 가치창출 측면에서는 협력이, 책임경영과 초과이익분배금(PS/PI) 등 가치분배 측면에서는 경쟁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가치창출 과정에서는 협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가치분배 과정에서는 엄정한 시장거래 매커니즘이 적용되는 이른바 '경쟁적 협력'이 삼성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 일본식+미국식..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

 

삼성은 과거 일본기업들의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물론 이건희 회장 역시 일본의 사례를 유심히 관찰했다.

 

1980년대까지 일본식 경영시스템으로 운영되던 삼성은 1990년대 들어 미국식 경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미국식 전략과 일본식 운영관리가 접목되며 독특한 삼성만의 문화를 구축했다.

 

"1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을 바탕으로 연공서열식 문화를 타파했다. 삼성이 외부적으로는 'S급 인재'를 확보하고, 내부적으로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핵심인재들을 육성한 것도 이같은 변화의 결과다.

 

송 교수는 "삼성은 전통적인 일본식 시스템과 미국식 시스템의 믹스 앤 매치를 통해 고유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재창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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