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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만 돼도 좋겠다" 거리로 나선 건설노동자

  • 2013.06.27(목) 17:27

"사회에서 갑을(甲乙) 논란이 한창이지만 건설현장 노동자들에게는 배부른 얘기입니다. 한 해 600여명씩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게 건설공사 현장입니다. 을은 커녕 병(丙), 정(丁) 취급도 못받으면서 험한 일 한다고 오히려 손가락질 받는 게 건설노동자란 얘기죠."

 

총파업이 있기 1주일 전인 지난 20일 만난 최동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파업 감행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 "건설사 비자금 쌓으면서 현장선 임금체불"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건설노조는 앞서 18일엔 4대강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노동자들에게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총 1조80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낙동강 40공구의 한 덤프트럭 노동자의 경우 2010년 10월 임금 3200만원을 입금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교부했지만 알선업자 요청에 따라 다시 3200만원 전액을 이체한 뒤 실제로 1060만원만 다시 입금 받았다는 것. 이렇게 되면 건설사들은 2140만원을 더 쓴 것으로 장부에 적힌다는 얘기다.

 

최 실장은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발급된 덤프트럭 세금계산서 수를 종합해보면 이런 방식으로 18만건가량의 허위 계산서가 발급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4대강 전 구간에 걸친 비리수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7일 각 지역 건설노조는 오전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 오후 시청 앞에 모인 집회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2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일손을 놓고 올라오면서 이날 세종시 건설현장 등 전국의 토목·건설현장에서 공사 진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 "건설현장  투명화 위해 전자카드 도입" 눈길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은 체불, 재해, 장시간 노동, 저임금 등 이른바 4대악의 고통 속에서 죽지 못해 살고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과 산재보험 적용 ▲건설현장 투명화 ▲체불방지를 위한 임금·임대료 지급확인제도 법제화 ▲퇴직공제제도 적용대상 확대 및 공제부금 현실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의 주장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게 노동자가 전자카드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출석 체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카드제 도입이다. 관리 책임자들이 임금을 떼먹거나 비자금을 조성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노조는 현재 이 같은 안을 두고 당국과도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 각 과별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노조 측의 애로와 어려움을 잘 살펴 현장이 다시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체불현황 분석결과(자료: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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