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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중국發 구조조정' 수혜 입을까

  • 2013.08.06(화) 17:29

구조조정 물량, 초과공급분의 5% 불과..'생색내기' 비판도

중국 정부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칼끝은 자국 내 철강업체들에게 겨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자국 내 철강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을 공표해왔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상 고용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도 결국 철강사들의 계속되는 부실 확대와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가격 하락 지속에 강력한 구조조정 대책을 내놨다.

국내 철강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공급과잉 해소와 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규모 등을 고려하면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혜를 입을지는 미지수다.
 
◇ 中 철강업체 41%가 적자..늘어나는 부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철강, 시멘트, 제련업 등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1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철강업은 총 24개 기업에 대해 연말까지 약 700만톤의 설비를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 계획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특정 기업과 설비 규모를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유례없이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은 중소 철강업체들의 부실 규모가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내 철강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날이갈 수록 커가는 부실과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다. 사진은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스틸의 상하이제철소 모습.]

올해 상반기 중국 철강협회 소속 86개 업체의 총매출액은 전년대비 0.9% 증가한 1조8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경상이익률은 0.1% 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0%대 성장에 그쳤다.

총 86개 업체 중 41%인 35개 업체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6월말 기준 중국 철강업체의 은행 대출액은 전년대비 9% 증가해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그만큼 재무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전년대비 7.4% 증가한 3억9000만톤을 기록했다. 생산량은 계속 늘어나지만 수익은 계속 줄어드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 국내 철강업계 "中 구조조정에 기대"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세계 철강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급과잉의 주범이 중국 철강업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나타낸다면 공급과잉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급과잉이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철강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의 경우 그동안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대상 철강업체와 생산능력(자료:중국 MIT, KB투자증권)]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유통시장에서 반발이 심해 실질적인 가격인상 효과를 누릴 수가 없었다. 유통시장에서는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대거 유통돼 국내 철강사들의 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실행은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큰 호재"라며 "과잉공급 해소는 물론 가격 인상까지도 기대할 수 있어 침체된 업황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번엔 진짜일까?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철강업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에도 수없이 구조조정을 천명해왔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규모도 크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규모는 중국 전체 공급 과잉 물량인 2억톤의 5%에 불과하다. 중국의 조강생산 능력이 연간 10억톤이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지정한 업체들의 설비들은 사실상 이미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일각에서 이번 중국의 구조조정안을 '생색내기'로 보는 이유다. 다만, 이번이 1차 구조조정인 만큼 향후 2차, 3차 구조조정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점과 다른 때에 비해 의지가 강해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돼 오고 있는 것으로 단기간에 철강산업에 변화를 가져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진행될 이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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