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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채권단, 지주사에만 '시큰둥'한 까닭

  • 2013.08.21(수) 16:25

그룹 공중분해로 지주사 가치 잃어..법정관리 가능성도

채권단의 STX 살리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채권단이 계열사별로 신규 자금 투입 계획들을 내놓으면서 일단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독 찬밥 신세인 곳이 있다. 그동안 재계 12위 STX그룹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던 지주사 ㈜STX다. 채권단은 ㈜STX에게는 다른 주력 계열사와는 달리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 STX조선·팬오션에는 '대규모' 지원

STX그룹에 대한 지원책은 지난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제시한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계획에 대해 채권은행들이 동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총 3조원을 지원한다. 올해 신규지원금으로 1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내년에는 6500억원이 지원된다. 채권단은 이미 STX조선해양에 8500억원을 투입했다. 수입 신용장(LC) 대금 3000억원도 지원한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지난달 STX조선해양에 총 3조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STX팬오션에 대해서는 신규로 2000억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STX그룹 주력 계열사들에 대한 대규모 수혈에 나서고 있다.]

STX조선해양과 함께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X팬오션에 대한 지원방안도 발표됐다. 산업은행은 STX팬오션에 대해 총 2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조건도 파격적이다. 만일 다른 채권 은행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산업은행 단독으로라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대규모 지원을 하는 이유는 존속가치가 높아서다. STX조선해양의 선박 건조 기술과 STX팬오션의 선박 운용 경험을 높이 샀다. 또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모두 경영정상화만 이뤄지면 매각이 가능하다.

◇ ㈜STX에는 '깐깐한' 지원
반면, 채권단은 지주사인 ㈜STX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걸었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은 ㈜STX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 그 결과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STX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회사채 투자자들이 ㈜STX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사채 만기 유예 등의 손실을 감수한다는 약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STX에 추가 자금 투입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이미 ㈜STX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추가 투입 예상 자금 규모는 4000억원이다. 이미 STX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과 채권단에게는 부담이다. 

◇ "지주사 ㈜STX 기업가치 낮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STX 지원에 '조건'을 단 속내는 따로 있다. ㈜STX가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통상적으로 그룹의 전 계열사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자체적인 사업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 규모는 작다.

㈜STX는 지주사업부문과 종합상사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지주사업부문은 계열사로부터 매출액의 0.3%에 해당하는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 계열사의 배당금 수익도 받는다. 종합상사부문은 무역, 해외자원개발 등이 주요 사업이다.

[채권단은 지주회사인 ㈜STX에 대해 그룹이 공중분해된 만큼 더 이상 지주회사로서의 가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조건부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STX의 사업구조상 이제 더 이상 자금을 투입할 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채권단, 법원의 관리를 받게된 상황에서 이들이 지주사에 상표권 사용료나 배당금을 낼지도 의문이다. 상사부문도 내부거래가 대부분이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STX의 향후 사업성은 불투명하다. 회생시켜도 산업은행과 채권단에게는 큰 이익이 없는 셈이다.

㈜STX는 산은과 채권단의 수혈이 시급하다.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액이 1500억원에 달한다.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STX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STX가 산업은행 및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 위해서는 회사채 투자자들의 동의가 관건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대부분의 회사채 투자자들이 조건에 동의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투입한 돈이 회사채 갚는 데에 쓰이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이다.

STX 관계자는 "만일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조건을 회사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자율협약이 부결되면 결국 법정관리 신청을 하는 수밖에는 없다"며 "적어도 부도는 안된다는 것이 내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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