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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수 생존전략 '카피캣'

  • 2013.08.26(월) 17:41

수입차 디젤 세단 인기..아반떼 디젤로 '맞불'
'가격 할인+디젤 세단' 등 수입차식 전략 도입

현대차의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수입차에 대한 시각이다. 과거에는 수입차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시장이 다르다고 봤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며 현대차는 고전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는 매월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는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내수 수성을 위해 '수입차식 전략'을 선택했다. 일종의 '카피캣' 전략이다.


◇ '아반떼 디젤' 출시의 의미

현대차는 최근 볼륨 모델인 아반떼의 '디젤'모델을 선보였다. 현대차의 아반떼 디젤 모델 출시는 현대차 전략의 변화를 의미한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단에 대해서는 가솔린을 고집해왔다. '디젤=SUV·상용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디젤 차량 특유의 강력한 힘과 소음, 딱딱한 승차감은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소비자들도 같은 이유로 디젤 세단을 외면했다. 현대차는 줄곧 디젤 세단을 시장에 내놨지만 번번히 쓴 맛만 봤다. 결국 현대차는 가솔린 모델 위주의 세단 라인업을 구성했다. 수요가 없으니 공급이 줄고, 공급이 없으니 수요 창출이 안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현대차는 그동안 준중형·중형 세단 디젤 모델들을 출시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디젤=SUV'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입차 업체들의 디젤 세단 판매가 급증하면서 다시 디젤 세단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수입차가 공간을 만들었다. 현대차에게 디젤 세단 시장 진입의 기회가 열렸다. 수요가 늘었으니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그 스타트를 아반떼 디젤이 끊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아반떼 디젤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면서 "그동안 막혀있던 디젤 세단 시장이 아이러니하게도 수입차 덕에 열렸고 수요가 있음을 확인한 만큼 그에 대응하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 수입차, '디젤 세단'시장을 열다

현대차가 디젤 세단을 다시 선보이게된 것은 수입차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들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현대차는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수입차 판매를 견인하는 것이 디젤 세단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젤 세단을 외면하던 소비자들이 수입차 디젤 세단을 선택한다는 점은 충격이었다.

현대차 마케팅실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실적 분석 결과에 내부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국내서도 디젤 세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교훈을 수입차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세단은 급성장 중이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 10 모델 중 디젤 세단은 6개다. 이들 6개 모델이 7월까지 누적 수입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순위에 랭크되지 못한 것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7월 수입차 판매 결과를 보면 더욱 놀랍다. 지난 7월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 10모델 중 8개가 디젤 모델이다. 이중 세단은 7개다. SUV인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을 제외하면 디젤 세단들이 석권했다. '디젤 세단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젤 세단이 인기가 있는 까닭은 고유가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디젤 세단의 승차감과 소음은 가솔린 세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디젤엔진 특유의 장점과 가솔린 세단의 안락함이 결합됐다. 소비자들이 디젤 세단에 열광하는 이유다.

◇ 현대차, 전략을 바꾸다

현대차는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공략 기법들을 스터디했다. 그 첫 결과물이 지난 7월에 있었던 '가격 할인'이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사용하는 기법이다.

현대차는 파격적인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8월 판매 조건도 공격적으로 가져갔다.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가격 할인 폭이 넓어졌다. 가격 할인 프로모션 대상에도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주력 모델들이 포함됐다.

아반떼 디젤 모델 출시도 같은 맥락이다. 아반떼 디젤 모델의 타깃은 폭스바겐 7세대 골프다. 7세대 골프는 지난 7월 1041대(블루모션 포함)가 판매되며 폭스바겐 돌풍을 이끈 주역이다. 현대차가 '더 뉴 아반떼'에 1.6 디젤모델을 추가한 이유다.

[현대차가 선보인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델.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를 겨냥했다. 현대차는 디젤 세단의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 아반떼 디젤 모델을 시작으로 향후 디젤 모델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디젤 세단 시장에 대한 수요가 많고 골프의 판매가 급증하자, 현대차도 볼륨 모델인 아반떼 디젤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일단 반응은 좋다. 이미 사전 계약 대수가 20일만에 6000대를 기록했다. 현 상황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생각이다.

이 뿐만 아니다. 현대차는 향후 쏘나타, 그랜저, 제네시스 등 주력 차종의 디젤 모델 생산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내수 시장 공략 전략이 수입차로 인해 많이 수정된 것으로 안다"며 "수입차 업체 전략을 상당부분 도입해 내수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수입차의 공세를 막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카피캣(Copycat : 모방꾼)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사람을 말한다. 독창적이지 못하다는 뜻이지만 창의적인 결과물도 종종 모방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이런 정의가 맞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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