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계家]<18>삼표①차남의 기사회생

  • 2013.10.01(화) 14:12

정도원 회장, 워크아웃 삼표 경영권 유지
때맞춰 건설 호황…3년여만에 조기 졸업

삼표(옛 삼표산업)의 부활은 한 편의 드라마라 할 만 하다. 강원산업그룹의 주력사 강원산업과 더불어 워크아웃의 격량 속으로 휘말려들어 갔지만 극적으로 기사회생해 중견 건설그룹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고(故) 정인욱(1912~1999) 창업주의 차남 정도원(66) 삼표그룹 회장이 주연한 작품이다. 여기에 사돈가(家)들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정도원 회장의 반전 드라마

도원씨는 경복고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뒤 1975년 강원산업 기획실장 겸 정 창업주(당시 강원산업 사장)의 비서로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77년 강원산업 이사, 1981년 상무, 1985년 부사장을 거쳐 1989년 6월 강원산업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일선에 등장했다. 형 문원씨가 그룹의 대권을 물려받았을 때다.

도원씨는 강원산업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해체 수순을 밟을 당시 삼표의 대주주(1999년말 소유지분 45.5%·2000년말 76.7%)였다. 삼표가 1988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그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1999년에는 레미콘과 골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삼표 또한 재무상황이 최악이었다. 과도한 시설투자로 차입금 부담이 여전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탓이다. 1998년 3700억원이던 매출은 1999년 27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순손실 규모는 103억원에서 1090억원으로 10배 넘게 불어났다.

◇워크아웃 졸업 2년만에 중견그룹 반열

2000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반전했다. 삼표는 2000년 순이익 49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무려 447억원의 이익을 냈다. 매출도 2830억원에서 3390억원으로 불어나 1998년 수준을 넘봤다. 때마침 찾아온 건설 호황 덕분이었다. 2000년대 들어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건설이 확대되는 등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영업환경이 급속도로 호전된 것이다.

삼표의 워크아웃 졸업은 시간문제였다. 2년 연속 흑자기조를 바탕으로 2001년 9월 워크아웃 종료 전단계인 자율추진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이듬해 4월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했다. 매출 4080억원, 순이익 366억원으로 변함없이 돈을 쓸어담던 그 해다. 채권단협의회는 해체됐고 자금관리단은 삼표에서 철수했다.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삼표는 순풍에 돛단 듯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정 회장은 마침내 2004년 7월 자신이 재건(再建)한 삼표그룹을 출범시켰다. 독자적인 그룹 CI(기업통합이미지)를 만들었고, 주요 계열사들에는 모두 ‘삼표’ 이름을 붙였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불과 2년여만에 그룹을 출범시킨 점에 비춰보면 당시 삼표그룹의 확장성이 얼마나 가파랐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삼표그룹은 현재 건설기초소재(삼표·삼표기초소재·엔알씨), 철도궤도 및 토목건축(삼표이앤시), 물류(삼표로지스틱스), 철스크랩(경한·네비엔·홍명산업), IT(삼표정보시스템) 분야에 걸쳐 20여개사의 계열사를 아우는 중견 건설그룹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등 화려한 혼맥

기업가로서 정 회장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가 혼맥이다. 재벌가에서도 흔치않는 화려한 혼맥을 가지고 있어서다. 그간 세간에 끈임없이 오르내려 오히려 식상할 정도다. 특히 현대차그룹과는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사업적 유대마저 긴밀하다.
 
정 회장은 고(故) 이상순 일산실업 명예회장 딸인 이미숙(63)씨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지선(40)·지윤(37)·대현(36)씨다. 서울대 음대 출신인 맏딸 지선씨는 1995년 5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결혼했다. 결혼이 성사된 데는 정몽구 회장(34회)과 정도원 회장(40회)이 경복고 6년 선후배로 평소 친분 관계가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정의선 부회장이 지선씨의 사촌오빠인 정대우 삼안운수 시장(정문원 전 강원산업그룹 회장의 차남)과 구정중·휘문고 동창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선씨를 알고 지내 자연스럽게 혼담이 오고갔다.

정 회장은 1998년 11월에 가서는 철강 집안과 사돈이 됐다. 차녀 지윤씨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 성빈씨와 결혼한 것. 당시는 정 회장이 강원산업 사장으로 있었을 때라 대표적인 철강 집안간의 결혼으로 회자됐다. 근래 들어서는 2011년 4월 장남 대현씨가 LS가로 장가를 갔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대현씨는 윤희씨의 오빠인 구본혁 LS 사업전략부장의 친구로 대현씨와 윤희씨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구자명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3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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