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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CEO] 대우건설, 보너스 털어 주식사는 속사정

  • 2013.10.16(수) 10:53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보너스를 털어 계속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알아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을 통해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워치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인가요?

<기자>
박영식 사장을 비롯한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계속 사모으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은 채권은행이던 산업은행이 주인으로 있는 회사인데요. 여기에다 건설경기마저 계속 바닥을 기고 있어서 최근 몇 년간 주가 흐름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왜 자기 돈을 쏟아부어 가면서 자사주를 사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앵커>
대우건설 직원들이 자사주를 얼마나 사고 있길래 방송까지 나와서 얘길 하는 겁니까?

<기자>
대우건설은 최근 대우증권에 ‘아이 러브 대우건설’이란 이름으로 적립식 금융상품을 하나 개설했습니다. 임직원들은 각자 매월 6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월급에서 돈을 떼 여기에 적립금을 쌓게 되는데요. 그러면 이 돈으로 대우건설 주식을 사들이게 됩니다.

이달 25일부터 주식을 사기 시작할 예정인데요.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 꾸준히 자사주를 사모으게 됩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이와는 별도로 개인적으로 1만주의 자사주를 더 사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자사주 매입! 대우건설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까?

<기자>
지난 달 초에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땐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이 나섰는데요. 우리사주조합은 상여금을 받는 추석을 앞두고 우리사주 청약 신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38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추석 상여금으로 자사주 청약을 신청했는데요.

이렇게 모인 돈이 250억 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대우건설 주가 기준으로 유통 주식의 3.2% 수준인 322만 주를 살 수 있는 돈인데요.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이 돈으로 올해 연말까지 대우건설 주식을 사들일 예정입니다.

<앵커>
대우건설 직원들이 자사주를 계속 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회사 측이 내세운 공식적인 이유는 대우건설의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겁니다. 임직원 스스로 회사의 미래 가치에 투자해 주인의식을 갖고 또 더 높은 경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어 보입니다. 사실 추석 상여금으로 털어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주식을 선뜻 사고 싶진 않을 텐데요.

대우건설은 모그룹인 대우그룹과 금호그룹이 잇달아 망하는 굴곡을 겪으면서 2010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갔습니다. 산업은행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통 대우건설 맨인 박영식 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박 사장에게 3년간의 임기 동안 주가를 1만 5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의 설명과는 달리 실제론 주가 부양을 위한 캠페인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얘기 중에 주가 만오천 얘기가 있는데 산업은행이 그런 요구를 한 이유가 뭡니까? 그게 맘대로 되는 건가요?

<기자>
산업은행은 현재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당 평균 1만 5000원에 대우건설 주식을 울며겨자먹기로 떠안았는데요. 그러니까 손해를 보지 않고 대우건설을 팔려면 주가가 최소한 1만 5000원이 넘어야 합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매각 가격이 최소 4조원은 넘어야 된다는 생각인데요. 다행히 대우건설 주가는 최근 두 세 달 사이에 크게 올랐습니다.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효과도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큰 데요. 박영식 사장 취임 직전인 7월 10일 6750원이던 대우건설 주가는 석 달이 지난 현재 8700원대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기자. 주가가 오르면 그냥 다 좋은 건가요? 뭐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입장에선 주가가 많이 오를수록 좋습니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팔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대우건설 주식을 사모으고 있는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연말까지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주가가 오르면 비싼 값에 주식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사주조합은 주식을 사고 나서 1년이 지난 후부터 주식을 팔 수 있는데요. 비싼 값에 주식을 사면 아무래도 주식을 팔 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나중에 올랐으면 하는 바램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대우건설, 참 기구합니다. 금호시절, 금호건설이랑 문화가 안맞아서 참 고생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요. 이제는 회사를 살리려고 자기 주머니 털어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가가 오를까봐 걱정이라니요.

대우건설 사람들 자부심은 건설업계에서도 유명하지만 참 별나면서도 조금은 씁쓸한 소식입니다. 다 잘됐으면 좋겠네요.

김춘동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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