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하이스코 합병…주주 6% 반대땐 “안 해”

  • 2013.10.17(목) 17:19

반대금액 각각 5000억, 2000억 넘으면 해지조건
발행주식 7.1%, 5.8% 불과…기타주주 동향 관건

말 많던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합병을 추진하면서 조건을 내걸었다. 반대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7000억원이 더 들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발행주식의 10%도 채 안되는 규모여서 일본 JFE스틸을 비롯한 주요주주 등의 동향과 주가흐름이 합병의 성패(成敗)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박한 ‘안전장치’

현대제철은 17일 현대하이스코와 분할합병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사업부문을 떼낸 뒤 이를 현대제철이 흡수하는 방식이다. 다음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은 뒤 연내 마무리짓는 일정이다. 합병을 완료하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해 제선(쇳물 생산)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 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간 시간문제로만 여겨졌던 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합병 계획이 현실화됨에 따라 이제 합병 성패의 키는 현대차, 기아차 등의 대주주 외의 주주들에게로 넘어왔다. 조건부 합병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자신의 보유주식을 회사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즉,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가 일정금액을 넘어서면 무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두 계열사간 합병이 호락호락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합병으로 인한 과도한 현금유출을 막겠다는 안전장치를 만들어놨지만, 양사가 제시한 기준금액이라는 것이 각각 5000억원(주당매입가 8만2712원), 2000억원(4만2878원)으로 다소 박한(?) 편이라는 데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금액만 놓고 보면 많은 듯 보이지만 이를 발행주식수로 환산하면 각각 전체 발행주식수의 7.1%, 5.8%에 불과하다.

◇녹록지 않은 결합

따라서 현대제철과 하이스코가 순탄하게 결합하려면 우선은 기관과 주요주주들이  합병법인 현대제철로 갈아탈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에 대해 얼마만큼 호응을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제철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기아차 21.3%, 정몽구 회장12.5% 등 33.8% 밖에 안된다. 5% 이상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이 8.1%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 29.4% 등 최대주주 등의 지분이 56.0%로 비교적 많지만 국민연금도 6.1%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으로서는 양사가 제시하고 있는 기준금액을 훨씬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하이스코가 열연강판을 공급받고 있는 일본 JFE스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JFE스틸은 하이스코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하이스코가 주식매입에 드는 비용은 2750억원에 달한다. 합병이 무산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과 하이스코는 소액주주들의 적잖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합병 승인 주총전까지 주가흐름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주가가 주식청구가격을 밑도는 흐름이 유지된다면 합병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차익을 염두에 두고 반대의사를 피력하는 소액주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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