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NG 쇼크]‘건설’ 후계분할…이부진 뜬다

  • 2013.10.18(금) 14:50

이건희 회장 둘째사위 一家 중 유일하게 경영참여
맏딸 이부진 삼성물산 고문 중심의 건설재편 관심

삼성그룹의 건설부문 후계 분할구도를 둘러싼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역설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ENG)의 사상 최악의 ‘어닝 쇼크’가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건설부문의 무게중심은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 이부진(43) 호텔신라 사장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 김재열 사장, 2011년말부터 경영기획총괄

 

▲ 이부진 삼성물산 고문

삼성ENG는 17일 올 3분기 74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올들어 1조552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업실적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 허명수 GS건설 사장의 대표이사 퇴진을 불러왔던 GS건설의 올 1분기 5440억원 적자보다도 더 많은 충격적인 수치다.  

해외 건설부문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삼성ENG는 올 6월말 현재 수주잔고(착공기준)가 17조6100억원으로 이 중 해외사업이 86.4%(약 15조원)에 달한다. 한마디로 삼성ENG의 경영악화는 중동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우발적 손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ENG의 실적 쇼크로 인해 주목할만한 것은 삼성그룹 건설부문의 후계분할구도다. 삼성그룹은 최근 제일모직의 패션부문 분리,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추진을 계기로 향후 후계분할 과정에서 건설부문이 누구의 몫이 될지 주목을 받아왔다. 이 회장의 둘째 사위 김재열(45) 사장이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삼성ENG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이부진 사장 또한 삼성물산의 고문을 맡고 있어서다.


이서현(40)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편인 김 사장은 제일모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을 지낸 뒤 2011년 12월 삼성ENG로 자리를 옮겨 현재 경영기획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비등기임원이어서 이번 경영부실을 지난달 퇴임한 전문경영인 박기석 전(前) 대표의 책임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김 사장 또한 삼성ENG에서 경영자로서 일정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 조기 클린화, 이부진 고문 부담 덜듯

 

이와 맞물려 앞으로 이부진 사장의 행보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NG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고문으로서 건설 분야에 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 이에 따라 그룹내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은 이부진 사장의 몫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ENG 지분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았았던 삼성물산은 올 7월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삼성ENG 지분 1.8%를 사들였다. 이로 인해 양사간 합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삼성ENG가 이번에 부실을 대거 떨어낸 것은 회사를 조기에 클린화 해 이부진 사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 향후 건설분야를 교통정리할 경우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패션을 떼어낸 제일모직과 이부진 사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역시 건설사업 조정에서 출발한다. 제일모직은 삼성ENG지분 13.1%를 보유하고 있다. 만일 삼성석유화학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지면 이부진 사장은 합병회사를 통해 삼성ENG에 대한 지분을 갖게 된다. 건설분야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거래인 셈이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분야의 사업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큰 관심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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