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방계家]<21>H-Plus①허동수 회장의 세습 길닦기

  • 2013.10.28(월) 11:22

장남, GS칼텍스 부사장…허씨 4세 중 선두주자
차남, 부친의 후광 아래 H-Plus 기반 홀로서기

허동수(70) GS칼텍스 회장은 흔히 말하는 ‘오너’다. 그러나 ‘오너’로만 그를 간단히 규정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정유산업을 대표적인 수출산업으로 키워낸 그의 위업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그를 ‘미스터 오일(Mr. Oil)’이란 애칭으로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오너’ 허동수 회장은 GS그룹 허(許)씨 일가에서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에너지 외길 40년. 허 회장은 이제 위업 세습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오너 전문경영인 ‘Mr. Oil’

2004년 7월 구(具)씨 일가의 LG그룹과 동업관계를 청산한 GS그룹은 현재 지주회사 GS계열과 삼양통상·승산·코스모 등 3개 방계그룹이 한 지붕 아래 모여있다. GS 계열은 고(故)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8형제 중 3남인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일가가 중심이다. 허씨 가문의 대표주자 허창수(65) GS그룹 회장 등 다섯 아들이 GS계열의 핵심경영진으로 포진하고 있다.

반면 허 창업주의 장남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과 함께 삼성그룹 창업 3인방 중 한 사람이다. 1957년 신발제조업체인 삼양통상을 설립한 뒤로도 오롯이 자기의 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형제들과 달리 LG그룹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2대에 이르러서도 3남2녀 중 장남인 허남각(75) 삼양통상 회장과 3남 허광수(67)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GS그룹 경영에는 거리를 둔 채 부친의 가업을 잇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차남 허동수 회장은 부친이나 형제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궤적을 그려왔다. 보성중·고,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쉐브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뒤 1973년 귀국과 함께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40년간 줄곧 GS칼텍스에 몸담아 왔다. 그가 국내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오너 전문경영인’으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허동수 회장은 LG를 거쳐 GS에 이르기까지 주류(主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GS칼텍스가 GS그룹 매출(2012년 70조원)의 6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막중해 GS그룹내에서도 사촌동생인 허창수 회장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올해 1월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60) 부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기는 했지만, GS칼텍스와 지주회사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변함없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듯 같은 아들 사랑

현재 GS그룹은 수(秀)자 항렬 3세 오너들의 뒤를 이을 홍(烘)자 돌림의 ‘젊은 피’들이 약진하고 있다. 허동수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인 세홍(44)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엄밀히 말하면 4세 경영시대의 선두주자다. 그는 휘문고, 연세대를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고, 부친이 걸어온 길을 차곡차곡 밟아나가고 있다. 셰브론사에서 근무한 뒤 2006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부법인장을 시작으로 법인장, 여수공장 생산기획공장장으로 실무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말 부사장에 오름으로써 4세 중 가장 앞서있다. 현재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내외적으로 경영자질을 인정받기 위한 막바지 시험대에 선 모습이다. 


 

게다가 그룹내 입지 또한 가장 탄탄하다. 허세홍 부사장은 지주회사 GS 지분이 1.4%로 4세 중 가장 많다. 주식가치도 779억원(27일 종가 5만8600원 기준)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위너셋(이하 지분율 7.7%), GS아이티엠(5.4%), 보헌개발(33.3%), 삼양인터내셔날(11.2%), 옥산유통(7.2%), 삼양통상(1.7%) 등 적잖은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허동수 회장이 장남에게 자신의 대업을 물려주기 위해 얼마나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지 능히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차남 자홍(41·미국명 스티브허)씨는 GS그룹 계열사 주식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변변한 게 없다. GS 0.1%(62억원)를 비롯해 삼양통상(0.8%), 센트럴모터스(7.6%) 정도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룹에도 발을 들여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허동수 회장의 차남을 향한 애정 또한 남다른 데가 있다. 장남과는 다른 형태로 표현되고 있을 뿐이다. 차남을 분가시키기 위해 일찌감치 기반조성에 남다른 관심을 쏟았고, 딴살림을 내준 뒤로는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른바 ‘에이치플러스(H-Plus)’란 이름의 방계기업의 탄생은 이를 보여주는 산물이라 할 만 하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