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투자해달라” 財 “......”

  • 2013.10.30(수) 14:04

정부 “목표대로 투자에 적극 나서달라”, 재계 “차질 없이 이행중이다”

 

재계가 정부의 요구에 화답했지만 뭔가 찜찜해 보인다. ‘때린 자’가 청하는 악수에 ‘맞은 자’가 마지못해 응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투자·고용간담회’(오전 7시30분)와 ‘서울상의 회장단 간담회’(오전 7시40분)는 정부와 재계의 동상이몽을 보여줬다.

 

◇ 정부 “투자해 달라”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 반도체·전기전자·자동차, 조선·항공, 철강·정유, 화학·기계·소재, 유통, 건설 분야 30개 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30대 그룹이 올해 계획한 155조원대 투자와 14만명 고용 계획을 100% 이행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장단은 당초 목표로 했던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답했다.

 

장관이 투자와 고용을 독려하고 나선 이유는 투자 진행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상반기 투자 집행률은 41.5%(61.8조)다. 3분기까지도 7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재계는 하반기에 92조9000억원을 투자하고 6만2000명을 채용키로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투자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연내 목표한 계획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재계 “이행 중이다”

 

이처럼 투자가 여의치 않은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이 1차적인 이유다. 지난 3분기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몇 곳을 제외하고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4분기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적이 고꾸라지고 있는데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는 힘들다.

 

대외적 환경도 매우 나쁘다. 올해 들어 기업에 대한 검찰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는 끊일 날이 없을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 KT와 포스코, 효성 등은 회장이 타깃이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조사를 받은 기업은 뒷수습에 정신이 팔려 있고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기업은 다음 표적이 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여기에 SK 한화 CJ 태광 등 총수가 부재중인 그룹은 계속 사업을 제외하고는 투자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고, 한진 현대 동부 금호 등은 업황 부진으로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져 추가 투자가 쉽지 않다.

 

◇ 속마음은 “.......”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제도를 비롯해 기업 경영을 옥죄는 법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특히 화학물질 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 등록·평가법(화평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화평법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준의 규제”라며 “환경 기준이 가장 높은 유럽 정도로 맞춰달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계 현안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인데, 대법원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판결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제도나 법률이 완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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