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정준양 포스코 회장 사의표명..후임은?

  • 2013.11.15(금) 18:16

"조직 안정 위해"..내년 3월 주총까지 회장직 유지
3번째 낙마..차기 회장에 윤석만 전 회장 등 거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석채 KT회장이 사의를 밝힌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아왔던 정 회장이 결국 마음을 굳혔다. 정 회장의 후임으로 누가 차기 포스코 회장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이사회 의장에게 사의 전달

업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15일 이사회 의장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당초 업계와 포스코에서는 정 회장이 다음달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사의 표명 시기가 앞당겨지자 포스코 내부에서도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 회장이 본인의 거취와 관련된 추측이 난무하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조직 안정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예상보다 앞당겨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비록 사의를 표명했지만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는 회장직을 유지한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CEO추천위원회를 구성, 차기 포스코 회장 선임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 역대 3번째 중도 퇴임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해 지금껏 포스코 수장으로 활동해왔다. 정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3월까지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 회장은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혔던 만큼 정권 차원에서 '물러나라'는 시그널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대통령 주최 만찬 등 공식행사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 9월 포스코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는 결정타가 됐다.  

 


정 회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에는 이석채 KT회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CEO로 꼽힌다. 이 회장이 정부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의를 밝히자 정 회장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포스코는 민영화된 후 3명의 CEO가 정부의 압력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지난 98년부터 2003년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유상부 회장이 외풍(外風)에 중도 사퇴했으며 이구택 회장도 지난 2009년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 차기 회장은 누구?

업계의 관심은 누가 차기 회장이 되느냐에 쏠려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말 회장 선임 문제로 내홍을 겪었다. 당시 정준양 사장과 윤석만 사장이 격전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각종 투서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내부 인사가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정준양 회장 사퇴를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치열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현직 최고위 임원들과 전직 포스코 고위 임원들로 구성된 중우회 등에서도 차기 회장 선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내부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 회장과 치열한 접전 끝에 낙마한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과 이구택 회장 시절 CFO였던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날 부회장 등이다. 이밖에 김준식 사장, 박기홍 사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하지만 외부인사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정 회장의 사퇴를 종용했던 만큼 차기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외부 인사가 회장직에 올랐던 것은 김만제 회장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사의 표명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시기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며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지난 번과 같은 이전투구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