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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성은 구자경(88)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1992년 LG에서 독립해 만든 그룹이다. 전자·정밀화학·자동차부품 부문에 걸쳐 희성전자 등 9개 계열사(2012년말 기준, 소규모 및 해외법인 제외)를 두고 있고, 자산 규모는 3조3000억원, 매출액은 6조5000억원에 이른다.
구 회장이 깨끗한나라를 인수한 때는 2009년 2월이다. 깨끗한나라 대주주로 있던 매제 최병민(61) 회장이 ‘SOS’를 친 데 따른 것이다. 깨끗한나라는 자본잠식비율이 37%(2008년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1496%까지 치솟을 만큼 경영난에 시달리던 상태였다. 구 회장이 주력 사업과는 동떨어진 제지업체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희성전자는 최 회장의 깨끗한나라 지분 66% 중 58%를 160억원(주당 3200원)에 인수했다. 이어 두 달 뒤에는 깨끗한나라가 재무개선을 위해 실시한 800억원(발행신주 1600만주·발행가 5000원) 유상증자에서 622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깨끗한나라는 3년여 전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다. 우선 희성그룹 편입 이후 매출이 꾸준이 늘고 있다. 백판지와 더불어 주력사업의 하나인 위생용지 부문에서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4580억원(개별)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6330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2억원에서 167억원으로 106배 뛰었다. 순이익도 2010년 적자를 멈추고, 흑자액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올들어서는 영업실적이 더 좋다. 비록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4780억원, 162억원이지만, 순이익은 58% 늘어난 152억원을 기록중이다. 흑자 규모가 증가하는 것은 무엇보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많아지고, 009년 4월 유상증자 이후 이자로 빠져나가는 돈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인한다.
이로인해 재무 안전성은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올 2월에는 증자를 통해 400억원(전환우선주 800만주·발행가 5000원)이 추가로 유입돼 각종 지표들은 한결 더 나아졌다. 2008년말 2978억원이나 됐던 차입금은 올 9월말 1235억원으로 줄었고, 차입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총차입금/EBITDA 배수도 16.5배에서 2.8배로 감소했다. 또한 부채비율은 1495%에서 151%로 낮아졌다. 게다가 희성전자로부터 931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어 재무 부담은 더 누그러졌다.
깨끗한나라의 재무구조가 안정화되면서 기업가치도 부쩍 나아지고 있다. 이는 희성전자의 투자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희성전자가 현재 보유중인 깨끗한나라 지분 72%(1745만주)다. 투입된 자금은 782억원으로 주당 취득가는 평균 4485원 수준이다.
깨끗한나라는 2008년 말만 하더라도 주식 시세가 액면가의 절반 정도인 2645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금은 5070원(10일 종가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희성전자로서는 깨끗한나라를 사들인 지 3년여 만에 102억원(주당 585원)의 평가차익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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