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안정속 성장'이라는 기조아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박장석 SKC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SK케미칼과 SK루브리컨츠, SK증권, SK가스 등의 최고경영자도 새로 임명됐다. 일부 CEO들이 자리를 옮겼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SK는 12일 내년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 안정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14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자율책임경영 원칙에 따라 관계사별 이사회 및 CEO의 책임 하에 결정됐다. 사장단에 대한 인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의 건의를 각사 이사회가 충분히 검토한 뒤 확정했다.
SK는 지난 10월 CEO세미나를 통해 ‘위기 속 안정과 성장 추진’을 2014년 경영방침으로 정한 바 있다.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유임된다.
CEO급 인사에서는 박장석 SKC 사장이 SKC를 글로벌첨단소재기업으로 이끈 점을 인정 받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기봉 SKC 화학사업부문장이 사장으로 선임되어, 박장석 부회장과 함께 신소재 개발과 사업화를 이끈다.
동반성장을 강화하고자 하는 그룹 차원의 의지에 따라 이문석 SK케미칼 사장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에는 에너지화학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김철 SK케미칼 수지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
SK가스 사장에는 가스사업에 정통한 김정근 SK가스 가스사업부문장이, SK증권 사장에는 김신 전 현대증권 사장이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사장은 유임됐다. SK루브리컨츠는 트레이딩 등 글로벌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이기화 SK에너지 마케팅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들은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및 CEO급에 대한 변화는 최소화한 반면 ‘안정 속 성장’ 관점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경기 회복 이후의 도약을 위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세대교체 등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승진자 규모 또한 신규 선임 100명을 포함한 총 141명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성과에 대한 책임과 보상’의 원칙에 따라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에서 43명이 대거 승진했다.
SK는 이번 인사에서 기술 중심의 성장기반 마련이란 주요 관계사들의 성장전략이 반영되어 ‘이공계’를 중시한 것도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규 선임 임원의 63%가 이공계 전공자로 예년대비 대폭 증가했다.
한편 SK는 연구개발, 공정기술 분야 등의 전문인력들이 장기적인 커리어 비전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전문직 임원 제도를 본격 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약 20명을 전문직 임원으로 선발하고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른 특징은 발탁승진 등을 통한 세대교체다. 1970년대생 임원이 등장하고, 신규 임원의 약 25%가 입사 20년이 채 되지 않는 등 과감한 발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는 앞으로도 능력 있는 젊은 인재가 성장의 기회를 갖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안정화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세대교체 등을 통해 향후 글로벌 성장의 기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