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닉스는 LED TV, 통신기기, 자동차 전장 등의 핵심부품인 메탈(Metal) 및 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 1994년 7월 PCB 전문 업체 코리아써키트에서 분할·설립된 이후 2005년 3월 모회사 코리아써키트가 영풍그룹에 인수되면서 자동 편입됐다.
![]() |
2세들이 테라닉스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영풍그룹이 테라닉스를 인수한 지 몇 개월만인 2006년초부터다. 대주주 코리아써키트 외에 남아있던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혜선씨가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2006년 1월 9억원 가량을 들여 테라닉스 지분 6%를 인수한 뒤 2010년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지금의 26%를 확보해 일약 2대주주가 됐다. 세준, 세환씨도 이때쯤 테라틱스의 주주로 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2세들의 이 같은 행보는 모회사인 코리아써키트나 영풍그룹 다른 계열사들을 제껴놓고, 자비로 직접 지분 인수에 나선 모양새다. 이런 선견지명(?)은 결과적으로 적중했다고 말할 만 하다.
테라닉스는 영풍그룹에 인수된 뒤 2012년을 기점으로 완전 딴 판인 회사가 됐다. 매출이 2012년 805억원에서 지난해 895억원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각각 106억원,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냄으로써 2년연속 두자릿수 이익율을 기록했다.
2010년을 제외하고 2008년 이후 매출은 많아봐야 600억원 남짓이고, 영업이익 또한 적자이거나 매출의 1%가 채 안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재무안전성도 뛰어나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33%에 그쳤다.
테라닉스는 이제 코리아써키트에게뿐만 아니라 장 회장 2세들의 재산을 불려줄 ‘화수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테라닉스의 순자산가치(2013년말 기준)로만 따져보더라도 장 회장 자녀들의 주식가치는 혜선씨 184억원, 세준씨 70억원, 세환씨 31억원 등 285억원에 달한다.
장 회장은 테라닉스 인수 당시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에는 직접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2세들이 주요주주로 있는 계열사 테라닉스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