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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박찬구, 금호家 형제 '끝없는 충돌'

  • 2014.03.26(수) 16:05

아시아나항공 주총 앞두고 갈등 재점화
2009년 분쟁이후 수차례 충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금호가(家)의 두 형제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시작된 형제간 갈등은 이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갔다는 관측이다.

 

경영권 갈등을 시작으로 금호석유화학의 계열제외 소송, 검찰의 금호석유화학 수사에 따른 반목, 상표권 분쟁에 이어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지분매각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금호석유화학은 27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삼구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공격에 나선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은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의 매각거래가 '일시적인 파킹(parking)'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 지분매각은 채권단과 협의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공식 반박하며 양측의 감정은 다시 악화되고 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오른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

 

◇ 금호산업 지분매각 놓고 충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금호산업의 기업어음을 출자전환하며 12.8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만큼 상호출자를 금지하는 규제에 걸려, 오는 4월22일까지 이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5일 총수익맞교환(TRS, Total Return Swap) 거래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 4.9%를 매각했다. 거래상대방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손자회사인 넥스젠캐피탈로 알려지고 있다. TRS거래는 사후에 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의 매각 거래다. 지분을 넘긴 후 주가가 오르면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차익을 매각(아시아나항공)한 쪽에서 취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금호산업의 주가가 오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이득을 보고, 하락하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매각이 이뤄진 후에도 주가에 따라 매각한 측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TRS거래가 진정한 매각(True Sale)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지적한 것도 이 부분이다. TRS 거래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파킹이라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TRS거래가 회계상 진정한 매각이 아닌 만큼 상호출자 해소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이를 반박하고 있다. 이번 TRS거래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모두 제거한 만큼 진정한 매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거래를 자문한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에 대한 의결권을 매수자에게 넘겼고,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역시 넘겼다. 일정기간후 다시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권리도 포함시키지 않은 만큼 '파킹거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이 TRS거래를 동원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한 것은 바로 의결권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규제로 인해 상호간 보유지분이 10%를 넘을 경우 양쪽 모두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지분을 10% 밑으로 낮춰야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의 의결권도 살아나게 된다.

 

특히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는 박삼구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건이 걸려 있는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는 금호산업의 의결권을 반드시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 더 깊어진 갈등의 골

 

지난 2009년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시작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은 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관측이다.

 

이들 형제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65세 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호그룹은 고(故) 박인천 창업주 타계이후 65세에 경영을 승계하는 법칙이 이어졌다.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동일하게 보유한다는 공동경영합의도 있었다.

 

창업주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65세에 회장에서 물러났고, 고 박정구 회장도 공교롭게 65세에 세상을 떠나며 지난 2000년 9월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65세 룰'이 적용될 경우 2010년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회장 자리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9년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금호그룹의 경영을 놓고 충돌하기 시작했다.

 

박삼구 회장 주도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잇따라 인수했지만 그 여파로 그룹 전체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박찬구 회장이 위기 타개를 위해 대한통운 매각 등을 건의했지만 박삼구 회장은 이를 묵살했다.

 

이에 반발한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분리를 추진했다. 형제간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다는 합의를 깨고,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10.01%에서 18.47%까지 높였다. 그러자 박삼구 회장은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박찬구 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하고, 본인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른바 '금호 형제의 난'이었다.

 

결국 채권단은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인정했고, 금호그룹은 '한지붕 두가족' 형태가 됐다. 이후에도 형제간의 갈등은 이어졌다. 박찬구 회장은 검찰의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수사 배후로 형인 박삼구 회장을 공공연하게 지목했다. 결국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박찬구 회장은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2년에는 '금호' 브랜드를 둘러싼 갈등도 시작됐다. 금호산업이 계열사들에게 상표권 사용료를 높이겠다고 하자, 금호석유화학이 이를 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금호'라는 상표는 창업주의 아호인 만큼 형제들이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최근에는 금호아시아나가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냈다며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와 보안용역직원을 고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깊어져온 형제간 갈등은 박삼구 회장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이사 후보로 추천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찬구 회장측은 박삼구 회장이 그룹의 위기를 초래했던 만큼 다시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의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소송을 통해 불법임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총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7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역시 두 형제간 갈등의 골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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