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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격노..슈퍼 갑 롯데 이번엔 바뀔까

  • 2014.04.07(월) 16:43

롯데홈쇼핑 임직원 비리에 '격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좀처럼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나고 자랏 탓에 아직 우리말 구사가 서투르다. 이 때문에 늘 굳은 표정과 말투가 맞물려 재계에서는 그를 '포커 페이스'로 부른다.
 
그랬던 신 회장이 최근 얼굴에 감정을 드러냈다. 그것도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롯데홈쇼핑 전·현 임직원의 납품 비리 소식 때문이다. 늘 신뢰와 윤리 경영을 강조해왔던 그다. 
 
◇ 롯데홈쇼핑에 무슨 일이?
 
검찰은 최근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회사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롯데홈쇼핑 임원 2명을 구속했다. 또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방송출연 횟수 및 시간 등 편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모두 9억원을 챙긴 혐의로 롯데홈쇼핑 전 임원도 구속했다.
 
▲ 검찰은 최근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대대적인 비리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고 전직 임원 등을 구속했다. 현재 검찰은 비리 발생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였던 신 헌 롯데쇼핑 대표에게도 자금 일부가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7∼2010년 납품업체로부터 현금과 고급 승용차 등 2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직 MD(구매담당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받은 돈 가운데 일부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의 간판 CEO인 신헌 롯데쇼핑 대표에게도 흘러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신 대표는 비리 발생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였다. 검찰은 신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 계열사의 CEO가 연루된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자 국내 최대 유통업체라는 명성에 오점이 남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며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격노한 신 회장 "전 계열사 비리 감사"
 
신동빈 회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 받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주력 계열사의 대규모 비리 사실에 크게 상심했다"면서 "이번처럼 크게 화를 낸 일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 재계의 대표적인 '포커 페이스'로 불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계열사 현·전직 임직원 비리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 전 사업부문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지시했다.

신 회장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 이번 사태가 과거의 잘못된 거래관행에 의해 만연된 비리 사건은 아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부 감사시스템에 제도적인 허점이 있었는지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롯데홈쇼핑 뿐만 아니라 그룹사 전 사업 부문에 대한 비리 감사를 진행토록 했다. 검찰 조사와 내부 감사를 통해 밝혀진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비리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 업계 "터질 것이 터졌다"
 
롯데그룹은 작년에도 불공정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5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경쟁사에서 매출이 더 많은 입점 업체들에게 추가 판촉행사를 진행토록 해 더 좋은 실적을 올리도록 했다. 
 
롯데마트는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납품업자 48곳으로부터 총 6억5000만원의 협찬금을 받았다. 상품 구매∙진열 권한을 가진 상품매입 담당자들이 납품업자들에게 협찬을 요구했다. 
 
▲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에 대해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납품업체들에게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홈쇼핑의 대규모 비리에 대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번 롯데홈쇼핑의 사례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불공정 거래가 관행처럼 납품업자들을 옭죄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홈쇼핑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은 방영 시간과 매장 위치 등에 따라 매출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런 관행이 늘 있어왔다는 이야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MD에게 잘못 보이면 모든 것이 끝"이라며 "황금시간대, 메인 매대에 배치되기 위해 납품업체 간 보이지 않는 암투가 치열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소위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고 있는 현 유통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번 롯데 사건은 이미 곪아터졌어야 할 고름이 이제야 터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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