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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전쟁]②지키려는 오비..`또 한번의 승부수`

  • 2014.04.21(월) 09:39

`주류 마케팅 大家` 오비, 롯데 공세에 수성전략 관심
해외시장 공략등 대주주 AB 인베브와 시너지효와 기대

오비맥주는 2011년 이후 맥주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한 차례도 왕좌의 자리를 허용한 적이 없다. 오히려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비맥주에게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유통시장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유한 롯데가 그 주인공이다. 
 
플레이어(player) 둘이서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에서는 2위를 견제하는 것이 `비교적` 쉽다. 하지만 3파전이 된다면 양상은 확 달라진다. 경쟁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암묵적인 제휴를 통해 나머지 한 곳을 견제하는 판세로 돌변할 가능성도 있다. 수성하는 오비맥주의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 마케팅의 승리.."OB 주세요"
 
오비맥주는 `마케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고비마다 던졌던 마케팅 승부수가 주효했다. 해방 직후 오비맥주는 조선맥주에 밀렸다. 조선맥주는 고품질 맥주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는 마케팅 전략을 고민했다. 
 
동양맥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총판'제도를 도입했다. 총판 제도는 한 상품을 독점적으로 도맡아 판매하는 제도다. 하나의 제품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업역량도 집중할 수 있다.

▲ 자료:한국주류산업협회.
 
여기에 "맥주는 술이 아니라 영양음료이며 건강음료입니다. 여성도 마실 수 있는 음료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맥주에 대한 인식 전환은 물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동양맥주의 이런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다. 조선맥주를 제치고 60~70년대 국내 맥주 시장을 석권했다. 가게에서는 "맥주 주세요"가 아닌 "OB 주세요"가 통용됐다.
 
2011년 이후 오비가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덕택이다. 여러 브랜드로 마케팅 역량이 분산된 하이트진로와는 달리, 오비는 '카스'하나에만 집중했다.
 
최근 출시한 에일맥주 '에일스톤'에도 오비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먼저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퀸즈에일'을 누르기 위해 '퀸즈에일'보다 순한 맛으로 세팅했다. 가격도 낮게 책정했다. 그 결과 출시 8일만에 35만병이 판매됐다. 마케팅의 승리다.
 
◇ AB인베브로 재매각..'날개' 달았다
 
오비맥주는 최근 대주주가 변경됐다. 새로 맞은 주인은 5년전 헤어졌던 옛 주인이다. 서먹서먹한 남이 아니라 착착 호흡이 맞는 파트너다. 
 
오비맥주는 지난 98년 두산그룹이 AB인베브의 전신인 벨기에 인터브루에 매각했다. 인터브루는 2009년 미국 안호이저부시와의 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8억달러(당시 2조3000억원)를 받고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AEP(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오비맥주를 매각했다.

 
하지만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매각한 이후에도 오비맥주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매년 한국 맥주시장의 성장률 보다 높은 성장을 구가하는 오비맥주를 되사 올 기회를 노렸다. 
 
마침 AB인베브는 매각 당시 KKR 등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재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었다. KKR 등이 다른 회사로 오비맥주를 재매각할 경우 이익의 15%를 배분받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 콜옵션 기한이 오는 7월까지였다.
 
AB인베브는 최근 총 58억달러에 오비맥주를 재인수했다. AB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다. 그런만큼 오비맥주로서는 글로벌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오비맥주는 이미 해외 브랜드 맥주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해오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AB인베브의 오비맥주 재인수는 오비의 업계 1위 수성에 도움이될 것으로 보고있다. 글로벌 기업의 일원이 된 만큼 기술과 마케팅 등에서 시너지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롯데 '예의주시'.."맥주는 안무섭다"
 
1위 오비맥주에게도 롯데의 등장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싸워야할 상대가 하나에서 둘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시못할 유통망을 가졌다는 점도 오비맥주에겐 부담이될 수 있다.
 
아무리 글로벌 기업의 일환이됐다고 해도 국내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가 탄탄한 내수다. 다행히도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는 공고하다.

▲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롯데의 등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력한 마케팅 역량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1위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롯데가 가진 막강한 유통력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롯데가 처음 맥주 시장에 진입한 만큼 오비의 자리를 위협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가 시장 진입 초기에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많다"며 "그러나 오비의 시장 장악력 또한 만만치 않아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비가 그러했듯 롯데도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한다면 오비로서도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다. 롯데의 마케팅 역량과 노하우는 이미 국내 유통 시장에서 검증됐다. 지금은 초기단계이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롯데의 파괴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롯데가 내놓는 제품이 우리쪽과는 겹치지 않는만큼 시장 확대 차원에서는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롯데가 강력한 유통망을 어떻게 사용할 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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