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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탈출구]①아울렛에 꽂힌 백화점

  • 2014.05.01(목) 10:25

롯데·신세계 이어 현대百도 가세..도심형·교외형 속속 출점
해외선 아울렛이 백화점 매출 추월..불황·소비변화 속 급성장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불황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명품 이미지를 중시하던 백화점은 중저가 상품을 파는 아울렛으로 눈을 돌렸고 대형마트는 온라인몰과 편의점을 매출부진의 탈출구로 삼았다. 홈쇼핑도 모바일쇼핑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선정해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조망한다.[편집자]

 

▲ 유통업계가 매출부진을 타개할 활로찾기에 나섰다. (그래픽=한규하 기자)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화두는 '아울렛'이다.

현재 전국 10개 지역에서 아울렛을 운영중인 롯데백화점은 경기 고양과 구리, 광명, 경남 동부산 등 올해만 4곳의 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올해 신규로 내는 점포는 모두 아울렛이다.

현대백화점도 5월초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단지의 `하이힐` 운영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총 4개의 아울렛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합작법인인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여주·파주·기장에서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신세계는 내년 경기 시흥에 이어 내후년에는 대전과 전남 나주에 대규모 아울렛을 조성한다.

◇ 아울렛 올인한 백화점 '빅3'

창고에 쌓인 재고품이나 이월상품, 매장 전시품 등을 헐값에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아울렛에 백화점들이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는 값비싼 명품 위주의 기존 사업모델로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백화점 매출은 이듬해 급속히 꺾였고 지난해는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장 최근 집계된 매출동향에서도 회복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3월 백화점 상품별 매출동향을 보면 해외 유명브랜드(4.3%)와 식품(4.2%)을 제외한 전 상품군의 매출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온라인몰과 해외 직구(직접구매)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백화점의 고성장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나홀로 백화점'식 출점 대신 복합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 전략이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작년 10兆 시장..불황기 급성장

해외에서도 아울렛은 이미 백화점을 제쳤다. 미국의 아울렛 시장규모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접어든 1990년대 후반 백화점을 앞질렀다. 특히 금융위기 등 경기불황이 본격화되면서 2003년 15조원인 아울렛 시장규모는 10년만에 33조원으로 커졌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유명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지만 불황으로 씀씀이를 크게 늘릴 수 없자 대안으로 아울렛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도 아울렛 성장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막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는 '2014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 아울렛을 백화점업계의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국내 아울렛 시장규모는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백화점 매출(29조80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한다. 대구지역에 기반을 둔 모다아울렛은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방 아울렛이 유명 백화점 본점에 버금가는 영업실적을 낸 것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1인당 소득 1만~2만달러 단계에서 미국은 백화점 성장이 둔화되며 의류소매전문점을 위시한 아울렛 성장이 진행됐다"며 "한국도 의류총소비의 20% 이상이 아울렛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3년뒤 이랜드도 추월

현재 국내 아울렛 전문업체가 운영하는 점포수는 130개 정도로 추산된다. 유명 브랜드 재고상품을 파는 소규모 점포들이 모여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아울렛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렵다.  

매출규모로는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NC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이 아울렛 시장의 절반 가량인 4조2000억원을 차지한다. 롯데와 신세계는 아울렛을 통해 지난해 2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가세하면서 백화점 '빅3(롯데·현대·신세계)'의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증권은 오는 2017년 이들 '빅3'의 아울렛 시장점유율이 38%에 육박하며 업계 1위인 이랜드그룹을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백화점들의 강점은 브랜드 입점 능력이다. 백화점에 들어온 브랜드를 아울렛에 포진시켜 백화점급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비교적 수월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 프리미엄 아울렛을 표방하는 신세계사이먼의 점포 3곳에 다녀간 누적방문자는 지난해 1250만명에 달했다.

 

▲ 신세계사이먼이 지난해 9월 부산 기장군에 문을 연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전경


◇ 도심형·프리미엄 차별화

백화점의 아울렛 사업 확대가 백화점 고객을 아울렛으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래서 백화점들은 기존 백화점 상권과 겹치는 곳은 국내 브랜드 및 중저가 위주의 도심형 아울렛을, 상권이 겹치지 않는 외곽지역엔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구비한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내는 전략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롯데아울렛의 서울역점·광주월드컵점·대구율하점은 도심형이고, 김해점·파주점·부여점·이천점은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염민선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소득수준과 소비패턴을 감안할 때 한국은 쇼핑몰과 아울렛이 활성화될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소비침체와 유통업규제까지 겹쳐 아울렛으로 탈출구를 삼으려는 백화점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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