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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②이재용 체제 빨라진다

  • 2014.05.13(화) 10:33

승계작업 가속도 전망
경영능력 입증이 과제

"결국 시기 문제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건 이건희 회장만이 아는 일이죠"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그동안 삼성 내부에서 나오는 공통된 반응이었다. 하지만 승계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중대 변수가 생겼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삼성의 설명대로라면 이 회장의 상태는 안정적이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승계 문제는 다르다. 다양한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체제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승계 작업 진행중

 

이미 승계를 위한 작업은 시작된 상태다. 전자와 금융계열사들은 이미 사업구도가 짜여졌다.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도를 정리하는 작업도 일부 시작됐다.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간 경영권과 관계없는 소수지분들은 정리된 상태다.

 

삼성SDS의 상장 역시 승계를 위한 기반마련 차원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는 삼성SDS가 상장되면 현재 기준으로 약 2조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삼성SDS 지분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관련, 현재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시점을 주목해 왔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유지하면서도 삼성에버랜드(제조업)-삼성생명(금융업)-삼성전자(제조업)라는 현재의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출범 이전에 그동안 비판에 직면했던 문제들을 정리하고 가지 않겠냐는 관측에서다.

 

여기에 이 회장의 건강 이상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 회장이 다시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으로선 계획했던 일정을 앞당기거나 일종의 비상계획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당초 의도했던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경영능력 입증이 과제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경영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해외 주요 거래선을 챙기고, 바이오사업 등 미래 먹거리 구상에 참여하는 등 경영자로서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일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가 빨라진다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놔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도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최근 사장급인 그룹 미래전략실 팀장을 대거 삼성전자로 전진배치했다. 그룹 전체 이익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성과가 향후 삼성그룹 전체를 좌우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은 이건희 회장과 미래전략실, 계열사 최고경영자라는 3개축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의 성과를 거둬왔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재용 부회장 역시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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