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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기업]②착한기업 '홀푸드'의 성공 법칙

  • 2014.05.27(화) 16:32

비즈니스워치 창간 1주년 특별기획 <좋은 기업>
글로벌 트렌드 'CSV'..'좋은 사회 만드는 기업' 각광
네슬레, H&M의 생존 위한 선택은 '지속 가능성'

"홀푸드는 어떻게 미국을 접수하고 있나(How Whole Foods Is Taking over America)"

 

▲ 지난 4월29일자 포춘지 표지

미국 경제주간지 포춘(Fortune)은 지난달 이런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유통업체인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을 대대적으로 조명했다.

 

포춘은 유기농 고급 식품을 주로 다루는 홀푸드가 지난해 파산 도시 디트로이트에 신규 매장을 낸 것에 주목했다. 빈 집과 상가가 널려있고, 인구의 42%가 빈곤선 이하에 처해있는 도시에까지 발을 뻗을 정도로 홀푸드가 빠른 성장을 보이는 배경을 파헤쳤다.

 

홀푸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년 1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기업의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홀푸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 착한 기업 '홀푸드 마켓'을 아시나요

 

홀푸드는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365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슈퍼마켓 체인이다. 이 회사는 유기농 제품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면서 급성장해 월마트 등 대형 할인점이 이끌던 유통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1980년 텍사스 오스틴의 작은 식료품점으로 시작한 홀푸드는 이제 미국 연방정부에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표시제도' 시행을 압박하는 영향력을 가진 업체가 됐다. 홀푸드가 2018년까지 자체적으로 GMO 표시제를 전면 시행키로 하자 다른 유통업체들도 이 흐름을 따라나서고 있을 정도다.

 

GMO에 대한 홀푸드의 입장은 철저히 기업적이다. "GMO를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표시한 어떤 제품의 경우 매출이 15% 늘었다. GMO 표시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게 홀푸드의 설명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자연식품을 엄선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직원들과 지역사회 구성원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다.

 

▲ 홀푸드마켓 매출액 추이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존 매키가 2005년 한 토론회에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과 벌인 논쟁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프리드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주주 이익 극대화"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매키는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고, 기업도 이익이 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듯이 기업도 이익을 내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고객만족, 직원행복, 지역사회의 지지 없이 단기적 이윤만으로는 기업의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 '존경 받는 기업'이어야 살아 남는다

 

기업들의 변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성장 여력이 줄어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기업가들의 고민이 특히 커졌다.

 

'좋은 회사'는 더이상 '돈 잘 버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매출이나 주가와 같은 '숫자'에만 매달리다간 순식간에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업하는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2012년 5월 미국 MIT 슬론스쿨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이 3000여명의 글로벌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7%가 "지속가능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답했다. 2010년 조사에선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이 55%에 그쳤다.

 

▲ 기존 축전지의 절반 크기이면서 충전수명을 20년 이상으로 늘린 GE의 듀라손(Durathon) 배터리.(사진: GE)

오랜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GE의 '에코메지네이션(Ecomagination, Ecology+Imagination at work)'이 대표적이다. 고갈되는 자원과 상승하는 에너지 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 전기제품 생산 기업으로서 자사 제품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 전략의 배경이다.

 

GE는 일찌감치 2005년부터 ▲청정기술투자 확대 ▲환경사업 매출 증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에너지 효율 향상을 4대 목표로 친환경 제품 생산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환경문제 해결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GE의 에코메지네이션 사업 매출은 2010년 180억달러에서 2012년 25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세계 1위 커피회사인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 역시 생산 체계를 혁신했다. 네슬레는 후진국 커피 생산 농가에 농업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이들이 농업 시설이나 기술 및 기계, 유통 채널,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만들고 있다. 사회적 기여 활동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커피 원두를 공급받는 시스템이다.

 

◇ 사회에 대한 관심..글로벌 기업엔 필수

 

이런 기업의 변화는 업종을 불문하고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일수록 변화에 적극적이다.

 

'패스트 패션' 붐을 타고 글로벌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는 스웨덴 SPA 브랜드 H&M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H&M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한 철만 입고 버리는 소비풍조를 조장한다'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헌 옷을 수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쇼핑백에 버리는 옷을 담아가면 4만원씩 구매할 때마다 1장씩 쓸 수 있는 5000원권 바우처를 주는 식이다.

 

▲ H&M은 '깨어있는 행동'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CSV 활동의 성과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생활용품 제조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홍수로 논밭을 잃은 방글라데시 주부들을 방문판매원으로 고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2008년에만 2억1000만 유로의 추가 매출을 올렸다. P&G는 2020년까지 공장내 화석 원료 30% 대체, 트럭 운송량 20% 감축 등 장기 환경보호 목표를 세우고 '지속가능 혁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사회 참여 움직임이 판매촉진을 위한 포장용이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들이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을 체질화하려고 할 때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CSV을 개념을 창안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들이 마지못해 사회적 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또 소비자들도 그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게 '의미있다'고 느낄 수 있으게 하려면 적어도 5~6년의 중장기적 로드맵 속에서 사업 체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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