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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기업]①사회공헌, 기업 생명 연장의 꿈

  • 2014.05.27(화) 16:28

비즈니스워치 창간 1주년 특별기획 <좋은 기업>
사회공헌, 단순 기부에서 핵심 경영전략의 일부로 진화
사회적 역할이 지속가능 경영의 기본 요소로 자리매김

함께 가는 기업이 오래간다! 최근 기업들에게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는 상생과 동반성장이다. 이제 중소기업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 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사회공헌 방식도 과거 기부나 봉사 위주에서 경영 활동 자체가 사회적 활동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이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진화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 2004년 코카콜라 인도 공장은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자 코카콜라는 콜라의 주원료인 물을 이용한 사회공헌을 구상했다. ‘콜라 생산에 사용한 물과 같은 양의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정했다. 코카콜라의 글로벌 맞춤형 프로젝트 덕분에 현재 94개국, 400여 지역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이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 경북 영천의 미니사과는 일반 사과에 비해 크기가 7분의 1에 불과하다. 영락없는 불량사과처럼 보인다. 당연히 잘 팔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이 미니사과로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미니사과가 통째로 올라간 케이크는 불티나게 팔렸다. 천덕꾸러기였던 미니사과는 단숨에 농가와 SPC그룹은 물론 영천에도 듬직한 효자상품이 됐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엔 단순 기부나 연탄 배달, 김장하기 등의 봉사활동이 주류였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기업 이미지 관리와 함께 번 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이 강했다.

최근엔 더 전략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왕 할 거면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면서 저마다의 테마로 사회공헌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업의 경영전략이 곧 사회공헌과 직결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라는 개념도 새롭게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공헌의 진화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경영활동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젠 돈만 잘 번다고 해서 좋은 기업이 될 순 없다. 단순히 브랜드나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다. 머지않아 생존을 걱정하게 될 수도 있다.

 

◇ 새로운 테마와 이슈…사회공헌도 차별화

 

▲ 현대자동차가 추진 중인 '희망드림 기프트 카' 사회공헌은 물론 브랜드 마케팅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시혜적 성격이 강했다. 기업들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남기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사회공헌은 경영활동과는 별개 문제였다. 경영은 경영, 사회공헌은 사회공헌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회공헌 방식도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기부나 후원 형태가 대표적이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이 여전히 기부왕으로 존경받고 있듯 기부는 여전히 기업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기부나 후원에서 조금 더 나아간 형태가 각종 봉사활동을 비롯한 참여형 사회공헌이다. 참여형 사회공헌은 조직내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덤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내 사회공헌 전담팀이 생기고, 예산이 더 투입되면서 사회공헌도 전문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획일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기업들마다 독특한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고 있다. 특히 경영 가치와 비전을 사회공헌과 접목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새로운 테마와 이슈로 사회공헌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가령 현대자동차는 ‘희망드림 기프트 카’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자동차를 지원하면서 ‘희망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로 그룹의 브랜드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델타주에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해 주는 사업을 통해 사회공헌은 물론 현지에서 인프라 기업으로서 인지도를 확실하게 높였다.

 

◇ 비즈니스 모델이 곧 사회공헌 'CSV' 부각

 

▲ SPC그룹의 미니사과 케이크는 대표적인 CSV 사례로 꼽힌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CSV다. CSV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 제안한 개념으로 사회적인 역할과 이윤 창출을 병행하는 걸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곧 사회공헌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경영활동으로 남긴 수익으로 사회공헌을 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차이가 난다.

SPC그룹의 미니사과 케이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SPC그룹은 미니사과 케이크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면서도 사업적으로도 히트를 쳤다. 기업은 돈을 벌고 동시에 사회적인 공익도 달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 셈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CSV 모델 도입에 한창이다.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GE의 ‘에코메지네이션(Ecomagination, Ecology+Imagination at work)’이나 후진국의 커피 생산 농가와 상생체계를 만든 네슬레의 ‘네스프레소(Nespresso)’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브라질 리우 지역 빈민촌 여성들을 유통전문가로 양성한 로레알그룹의 ‘마이크로유통’과 2003년 방글라데시 홍수 당시 피해 지역의 주부들을 방문판매원으로 고용한 유니레버의 ‘조이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CSV를 경영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CSV를 꼽고, 예산도 2조 원 넘게 배정했다. CJ그룹 역시 기존 CSR 활동을 재검토해 CSV 활동으로 확대 계승하기로 했다.


◇ 결국 CEO의 진정성과 의지가 중요

 

▲ CSR과 CSV의 차이점(출처: 한화데이즈)

 

CSV의 확산은 기업의 사회공헌이 이제 단순히 보조적인 수단이 아니라 핵심 경영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기업의 지속가능 정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도 해당 국가와 지역에 최적화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효과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본요소로 꼽힌다. 이젠 사회적인 존경이나 이미지 제고 뿐만 아니라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관련 지출도 매년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를 보면 국내 주요 기업 225개사가 2012년 지출한 사회공헌 비용은 약 3조2500억 원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사회공헌 지출은 매년 5%가량 늘고 있는 추세다.

사회공헌 방식이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결국 사회와 공유하고 상생하려는 CEO의 의지와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한양행과 유한킴벌리가 수십년간 기업 사회공헌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는 이유 역시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기업의 임무이며 책임”이라는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신념 덕분이다.

이기송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선 사회공헌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CEO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중장기 비전에 따라 사회적인 역할을 감당할 때 시너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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