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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차 'AG' 카드 왜 빼들었나

  • 2014.05.30(금) 14:28

수입차로 몰리는 수요에 대응..적극적인 안방 수성
프리미엄 라인업 문턱 낮춰..그랜저 판매 위축은 '숙제'

현대차가 준대형급 신차 'AG'를 선보였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틈새 차급으로 포지셔닝했다. 현대차가 차급 간의 간격을 촘촘히 짠 까닭은 뭘까.
 
업계에서는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현대차 시장은 줄어들고 있다. 'AG' 출시는 수입차의 도전에 대한 현대차의 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 현대차, 프리미엄 라인 문턱 낮췄다
 
현대차는 부산모터쇼를 통해 전륜구동 플래그십 세단 'AG'를 공개했다. 지난 2011년 유럽형 세단 i40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100% 신차'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으로 제네시스부터 시작하는 현대차 프리미엄 라인업의 시작점을 한단계 낮춘 셈이다.
 
배기량은 3000cc급이다. 디자인은 최근 출시된 LF쏘나타, 신형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했다. 현대차의 패밀리룩 라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이 때문에 LF쏘나타와 크게 차별점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전륜구동 플래그십 세단 'AG'. 현대차는 'AG'를 통해 수입차로 넘어가는 수요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4000만원대다. 3000만원대의 그랜저와 5000만원대 제네시스 사이다. 차급 포지셔닝과 동일하다. 현대차가 어떤 계층을 소비 타깃으로 삼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AG’에 최첨단 편의사양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숙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세단 라인업의 시작인 만큼 그랜저보다는 모든 사양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복안이다.
 
곽 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전륜구동 플래그십 세단 AG의 출시시기는 오는 9월 이후로 잡고 있다"며 " 가격은 3000만원대 그랜저와 5000만원대 제네시스의 사이인 4000만원대 초·중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입차 '정조준'..반격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수입차들의 공세를 두고 오랜 기간 고민했다. 자체 분석 결과,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수입차로 이탈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수입차들의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봤다"며 "그 결과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제네시스나 에쿠스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국 'AG'의 출시는 수입차로 빠져나가는 수요를 잡기 위한 대응책인 셈이다. 현대차가 'AG'를 내수 한정 모델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 등으로 옮겨가는 수요를 'AG'로 돌리겠다는 계산이다.

▲ 현대차는 작년 수입차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가격 할인' 등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수입차 메이커들의 대규모 가격할인 등에 밀려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대차의 'AG' 출시는 마케팅 전략의 근본적 변화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수입차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가격할인 등을 단행했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할인 폭이 워낙 크다보니 눈에 띄지 않았다.
 
따라서 'AG'출시는 수입차를 향한 현대차의 공세가 본격적이고 직접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법도 '100% 신차'를 내놔 정면대응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더 이상 밀리면 안된다'는 현대차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업계에서는 일단 현대차의 시도에 대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의 수입차에 대한 대응은 변죽을 울리는 선에서 그친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AG' 출시는 정면 대응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AG' 효과의 명암(明暗)
 
사실 자동차 메이커가 차급간의 간격을 좁히는 것은 많은 위험이 따른다. 신차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윗급과 아랫급 모델의 판매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아랫급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AG'의 판매가 늘어날 경우 아랫급인 그랜저의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 그랜저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볼륨 모델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그랜저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26.4%를 차지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AG'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그랜저가 현상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을 그다지 높지 않다. 소비자들의 시선은 신차에 쏠리기 마련이다. 


다만, LF쏘나타 최고급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그랜저로 돌릴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수요가 얼마나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도 이 부분이 고민이다. 게다가 그랜저는 이미 노후 모델로 접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디젤 모델을 선보였다. 이로써 그랜저는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의 풀라인업 구축을 완료했다. 그랜저를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혔다. 'AG' 출시에 따른 그랜저 수요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방지책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에 'AG'가 본격 출시되면 그랜저의 판매 위축은 일정 부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현대차가 그랜저와 'AG'를 상품성과 마케팅 측면에서 얼마나 차별화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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