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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에버랜드]①상장카드 왜 꺼냈나

  • 2014.06.10(화) 16:45

"경쟁력 확보" 글로벌 패션, 서비스기업 육성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여부 주목

삼성에버랜드가 변화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건물관리업 매각, 식자재사업 분사 등에 이어 이번에는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오랜기간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었지만 비상장사라는 점, 그리고 주력사업이 아니라는 점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도가 떨어지던 에버랜드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에버랜드 상장 의미와 예상되는 변화,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삼성가(家) 3세들이 최대주주인 이들 회사는 그동안 사업 자체보다 그룹 승계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었다. 삼성SDS는 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고, 삼성에버랜드는 지배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가늠자로 여겨졌다.

 

그동안 삼성SDS 상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삼성에버랜드 상장 여부에 대해선 삼성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상장에 따른 공시 의무 등 부담을 질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지배구조의 변화는 비상장사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 상장카드 왜 꺼냈나

 

하지만 삼성은 에버랜드의 상장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삼성SDS의 상장이 발표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에버랜드의 상장 역시 오래 전부터 검토해 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에버랜드는 상장을 통해 지난해부터 재편에 들어간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공식적인 설명을 내놨다. 이번 상장 결정이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설명이 맞다고 해도, 단지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에버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2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다른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 역시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과정에서 구주매출 여부와 비중, 공모가격, 상장후 주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대략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1년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한 KCC가 사업보고서상 평가해 놓은 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다. KCC는 에버랜드의 가치를 주당 209만원 정도로 잡아놨다.

 

올 하반기 삼성SDS, 내년 1분기 에버랜드의 상장이 이뤄지고 최대주주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이 부회장은 이 지분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두 회사의 가치가 올라간다면 이 부회장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은 더 커지게 된다. 이부진 사장이나 이서현 사장 역시 승계과정에서 필요한 지분정리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SDS와 에버랜드 상장이 합병이나 매각을 위해 공정한 가격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상장 상태에서 매각이나 합병작업이 진행될 경우 공정가치 등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쏟아지는 시나리오

 

에버랜드 상장이 발표되자 증권가에서는 바로 삼성의 지주회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련의 작업을 거쳐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이 합병해 지주사를 만들고, 그 아래에 계열사들이 위치하는 시나리오가 부상했다.

 

하지만 당장 지주회사 전환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관련 규정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대두되며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지금의 체제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에따라 여전히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소폭의 변화만 주는 경우다. 당분간 삼성가 3세들도 계열분리를 하지 않고 공동 경영의 형태를 가져가는 방안이다. 이 경우에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복잡하게 걸쳐진 계열사 간 지분을 정리하는 작업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공동경영 형태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가칭 삼성홀딩스를 만들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삼성전자 밑으로 다른 계열사들이 배치되는 구조다. 금융계열사들은 별도의 지주회사 형태로 정리된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가 3세들이 산업과 금융, 두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그림이다.

 

그밖에 이재용 부회장이 금융과 전자를 지배하면서 계열분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나 계열분리와 함께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는 구도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시나리오들이 단시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 역시 급격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 체제에서 일부 변화만 가져갈 것인지, 지주회사로 전환될 것인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각 상황에 대한 분석은 이미 이뤄져 있을테고, 결국은 위에서(이건희 회장 일가) 선택할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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