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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꽃놀이패'

  • 2014.06.10(화) 16:22

동양파워 인수로 동부 M&A 협상력 배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패키지 인수 여부와 동양파워 인수 문제는 별개 사안이다." (9일 오후, 철의 날 행사장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발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동부카드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의견이 많다. 결국에는 포스코가 동부카드를 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권 회장의 발언을 뜯어보면 포스코는 아직 동부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두 건이 별개의 사안인 만큼 별개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여전히 동부당진발전에 관심이 있다. 에너지 사업은 권 회장의 '新 경영전략'의 한 축이다.
 
◇ 동부당진발전은 '화룡점정'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투자자 포럼(Investor Forum)'에서 '2대 메가 성장 엔진'을 발표했다. 철강 본연의 사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원천 소재산업과 에너지 사업 육성을 내걸었다.
 
동양파워와 동부당진발전은 권 회장의 에너지 사업 육성 프로젝트와 연결 지을 수 있다. 포스코에너지를 중심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는 민간발전 사업에서 포스코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포스코에너지의 LNG복합화력 발전소. 포스코는 에너지 사업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꼽고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양파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동부당진발전 인수 검토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LNG복합화력 발전소 6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연간 3052MW다.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16.5%에 해당한다. 내년에 7~9호기 준공을 추진중이다. 7~9호기가 가동되면 총 생산전력은 3412MW로 늘어난다.
 
동양파워는 오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1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완공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동양파워를 최종 인수할 경우 국내 민자 발전시장에서 포스코에너지의 위력은 더욱 강해진다. 여기에 동부당진발전까지 인수하게 되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다.
 
포스코가 동부당진발전 카드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까닭이다. 동부당진발전은 국내 민자발전시장에서 포스코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화룡점정'인 셈이다. 권 회장 발언의 이면에는 이런 계산이 깔려있다.
 
◇ 칼자루 제대로 잡았다
 
현재로서는 모든 정황이 포스코에게 유리하다.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포스코는 동부패키지 인수 협상에서 칼자루를 제대로 쥐게 됐다. 가뜩이나 산업은행이 좋은 조건을 제시한 마당이어서 포스코의 협상력은 더욱 커졌다.
 
반면 동부의 입장에서는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됐다. 알짜 자산을 내놨지만 제값을 못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동부는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음이 급하다. 이에 반해 포스코는 더욱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 동부당진발전 그린발전소 조감도. 동부패키지 인수건과 관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동부패키지에 900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금 확보가 시급한 동부그룹은 1조5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포스코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는 동부패키지 매각을 통해 약 1조5000억원 가량은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만큼 지불할 생각이 없다. 내부적으로 정한 상한선은 9000억원이다. 이 마저도 더 깎겠다는 것이 포스코의 생각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동양파워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동부패키지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상대측의 입장과 업계의 여론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한 달여 간 동부패키지를 실사했다. 현재는 최종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권 회장은 이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최종 가격을 제시할 생각이다. 이번 주 중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 권오준 회장의 고민
 
하지만 포스코도 고민이 있다. 사실 포스코가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은 동부당진발전이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다만, 바오산강철 등 중국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을 뿐이다.
 
포스코는 이미 과도한 M&A로 쓴맛을 봤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똑같은 방식으로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는 이미 "당분간 M&A 보다는 주변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향으로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동양파워와 동부패키지 모두 공교롭게도 M&A건이다. 스스로 정한 원칙을 깨야하는 상황이다.

▲ 권오준 회장은 이미 대외적으로 재무구조개선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언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동부패키지 M&A 건이 조심스럽고 고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칫 과거처럼 무분별한 M&A로 무너졌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는 데다 재무건전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재무건전성 회복에도 배치된다. 포스코가 동부패키지에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번 건과 관련, M&A파트와 재무파트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입지가 줄어든 M&A파트는 이번 건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반면, 재무파트는 권 회장이 '재무구조개선'을 선언한 만큼 M&A파트와 대척점에 서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금까지 M&A를 진행하면서 이번처럼 치열하게 의견충돌을 빚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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