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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는 경제문제다”

  • 2014.06.20(금) 07:49

'기후불황' 저자 김지석 씨 인터뷰

“미국 뉴욕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방, 태풍 방벽 등을 짓는데 22조원을 쏟아 붓는다고 합니다. 공상과학 영화 속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기후불황’의 저자 김지석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은 ‘환경 문제는 경제 문제’라고 단언했다.


“기후 변화로 해수면 상승과 폭염, 태풍 등의 방어 시설을 짓는 데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갑니다. 생산적인 산업에 투자해야 할 돈이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를 복구하고 방어하는데 들어가는 겁니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지난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각국에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로·건물 등의 안전성을 높이는 등 각종 재해에 대비해 더 많이 투자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 지난 2012년 10월 말 발생해 미국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건물이 물에 잠긴 모습. ‘샌디’는 미국 22개주에 영향을 미쳤으며, 630억 달러(약 64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과 159명의 사망자를 냈다.

 

기상 재해로 인한 피해 금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의 ‘뮌헨 리’(Munich Re)는 지난 2013년 자연재해 보고서에서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총 피해액은 3조8000억달러(약 390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 기상 재해로 인한 전 세계 재산 피해액. 1980년대 연평균 500억달러(약 51조원)였던 자연재해 피해 규모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000억달러(약 204조원)로 4배 불었다.(단위: 십억달러, 출처: 2013 뮌헨 리 자연재해 보고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식량 감소도 당면 과제다. “지구 평균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곡물 생산량은 10%씩 감소합니다. 반면에 세계 인구는 늘고 있잖아요. 식료품 가격 상승이 불 보듯 뻔합니다. 최악의 경우 아프리카처럼 식량이 없어서 굶어 죽는 나라가 더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높은 식량 가격은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7~2008년에는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식량을 수입하는 나라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시위와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일본, 한국은 주로 미국의 곡물을 수입합니다. 기후 변화로 미국에 흉작이 들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이나 일본은 한국보다 구매력이 높고 국력도 강하잖아요. 결국 한국이 가장 많이 굶주리게 되는 구도입니다.”

 

▲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유엔식량농업기구가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쌀, 밀, 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고안한 지수다.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식량가격지수는 2배 이상 상승했다.(출처: UN FAO)

 

이제 미국, 중국 등 강대국은 기후 변화 문제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지난 2일 석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2030년까지 석탄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의 3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의 600개가 넘는 석탄 발전소가 타깃이다. 중국도 조만간 탄소 배출량 상한을 정할 계획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추가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거죠.”

 

김 담당관은 “환경이 파괴되면서 지구가 복원력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IPCC는 UN 산하의 국제 기후변화 협의체다. 지난 3월 ‘지구 온난화로 2100년까지 바닷물 수위는 평균 63cm, 평균기온은 3.7℃오른다’는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지구 평균기온이 6℃ 오를 경우 생물의 90%가 멸종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인간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우리 애들과 함께 세월호에 갇혀 있는 거나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세월호는 복원력을 되찾을 기회를 놓치고 완전히 기울고 말았어요. 지금 우리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세월호가 아니라 ‘지구’에 타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 김지석 담당관은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과 환경학을 공부한 뒤 예일대 대학원에서 환경경영학을 전공했다. 지난 2008년부터 7년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선임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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